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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데이비드 베르만
이야기를 통해 답변드리겠습니다. 2008년 여름, 캐나다에서 여행을 왔던 저는 서울 디자인 국제 포럼 행사로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님을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서울이 처음이었던 저는 행사장으로 가면서 디자인의 통합 방식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들이 우릴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었지. 한국은 이미 우릴 앞섰어.” 왜일까요? 캐나다의 디자인은 폐쇄적입니다. 이곳 서울의 디자인은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기분 좋게 통합되어 있었습니다. 글자부터 건물,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한 가지만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시장님 왼쪽에 계시던 분을 소개받았을 때 답을 알았습니다. 그분 명함에는 “최고 디자인 책임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연사로서 40여 개국을 여행해왔는데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있는 도시는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서울이 디자인 통합이라는 이런 인상적인 작업을 어떻게 이루었는지를 설명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여행에서 저는 관심 있는 정부 고객들에게 훌륭한 디자인 관리의 핵심으로 이 명함을 제시하곤 했습니다. 이곳 캐나다에는 다른 사람들이 칭송하는 디자인 강점이 있습니다. 인클루시브 디자인이나 국기, 기타 여러 자랑스러운 습관들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정부에 있는 누군가가 디자인의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을 때마다 저는 서울이 했던 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디자인적 사고를 모든 프로젝트 헌장에 포함시켜, 모든 주요 계획을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심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유니버설디자인과 모두를 위한 도시
2013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1)에서는 그동안 서울시와 세계 주요 도시의 유니버설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소개와 논의가 이어져 왔다. 유니버설디자인은 Ron Mace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 개념으로, 나이, 장애 유무, 또는 인생주기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적이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뜻한다.2) 따라서 유니버설디자인은 도시 계획 및 디자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일부 건강한 주요 경제 활동층만을 위한 도시 공간이 아닌, 노약자, 장애인 등, 모두를 위한 도시 만들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동안 탈산업화 시대에 팽배했던 신자유주의적 기업주의 도시(entrepreneurial city) 개념은 자본 유치를 위한 도시간의 경쟁을 중요시 했는데,3) 이는 모두를 위한 도시 취지와는 거리감이 있다. 보다 높은 글로벌도시(global city)랭킹을 취득하고 도시성장을 위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도시들이 고군분투해왔으며, 때로는 사회적 약자보다 국내외 자본의 니즈(needs)에 더 충실히 대응하는 모습도 보여줘 왔다. 따라서 유니버설디자인은 경쟁적 가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을 화두로 꺼내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다 더 따뜻하고 친절한 도시를 도모해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