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의 임팩트 그리고 성공조건
저는 이 글에서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이 지난 30년 동안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소개하고, 그 결과 우리가 흔히 전통적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단품의 디자인과는 다르게 사회문제해결디자인을 접근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디자인의 장기적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고,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정책과의 강한 연결고리가 필요함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유니버설디자인 패러다임과 유니버설디자인 도시
2007년 3월30일, UN에서는 21세기 최초의 국제 인권법에 따른 장애인권리협약(CORD: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비준에 82개국이 서명한 날이다. UN장애인권협약은 신체 장애, 정신 장애, 지적 장애를 포함한 모든 장애가 있는 이들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평등, 비차별의 원칙하에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협약으로, 2021년 12월 현재 비준국가는 182개국으로 전 세계 196개국을 기준으로 하면 93%의 매우 높은 참가율이다. UN은 이 협약의 성과를 ‘패러다임의 전환(a paradigm shift)’ 이라고 보도했으며, WHO(2002)도 장애에 대한 개념을 개인적 차원에서 다루는 의료적 모델(medical model)에서 환경적 차원에서 보는 사회적 모델(social model)로 바꾸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개인적 문제에서 사회적 과제 변화했다는 점과 ‘환경’이 사람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enable)’과 ‘장애(disable)로 불가능하게 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디자이너도 신체적 장애에 대응하는 소수를 위한 특별한 디자인에서 이제는 소수를 위한 특별한 디자인이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되도록 포용적 접근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간혹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경우 ‘good design’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와 반대로 창의성이 많은 디자이너들이 ‘universal design’을 적용하여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고 있는 사례도 있으며, UN CORD에도 미국 건축가 론 메이스가 정의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이 ‘특별한 개조나 특수한 설계를 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차별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이용하도록 처음부터 계획하고 제품, 환경, 서비스를 디자인 하는 것’이라고 액션플랜에 명시된 것은 유니버설디자인 패러다임이 사회에 인식되고 진화·발전하는데 매우 중요한 동력과 초석이 되었다.사회문제해결디자인의 개념과 가치탐색, 그리고 진화 방향성 모색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회의 문제(예: 사회의 구조와 정책, 기후 변화, 만성 질환의 전염병, 불평등 등)가 더욱 복잡·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을 통해 실행가능한 솔루션을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등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천적 방법론으로서 인간중심 참여적 디자인 접근방법의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기존의 ‘하향식(top-down)’으로 진행되는 공급자 중심의 혁신과는 달리 사회적 연결을 강조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문제해결(problem solving)’의 수단으로서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스페셜 인터뷰: 에지오 만지니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10년 전에 쓴 글을 인용해 보자면 , 빠르고 심층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모두가 디자인을 한다는 것입니다. ‘모두’는 개인과 단체, 지역사회, 기업, 협회만이 아니라 기관과 도시, 지방 또한 포함하며, ‘디자인’은 싫든 좋든 이 모든 개인과 집단이 디자인 역량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각각의 생활 전략을 구상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디자인의 확산으로 인해 사회 전체를 거대한 실험실, 즉 전례 없는 사회적 형태, 솔루션 및 의미를 고안해 내고 사회적 혁신이 창출되는 공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시민 생활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시 당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디자인 기술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첫 번째는 전문가의 디자인 기술(전문가 디자인)이고, 두 번째는 시민을 비롯한 시민단체 가운데 널리 퍼져있는 잠재적인 디자인 기술(광범위한 계획)입니다. 도시의 경우에는 주된 목적이 시민과 관련 조직의 광범위한 디자인 역량을 촉진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도시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표출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틀에서 디자인 전문가의 역할은 시민과 관련 조직의 역량을 활성화 및 지원하여 그들의 광범위한 디자인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스페셜 인터뷰: 레이첼 쿠퍼
디자인을 도시의 한 자원으로 생각할 때 디자인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수많은 상호의존성을 유형의 비전으로 변화시키는 디자인의 과정과 능력은 디자인의 크나큰 가치입니다. 많은 정부 기관이 디자인을 정책 결정자가 탄소 중립, 건강, 웰빙과 같은 문제와 관련해 정책을 재고하도록 도움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한 방식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내 설계 기관은 사회과학, 과학, 문화적 통찰력을 결합하여 정책 결정자와 시민이 대안적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정책 및 서비스 디자인의 시사점과 혜택을 생각해보도록 도울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되어야 합니다. 즉, 디자이너는 정책 연구실과 통찰 및 예측 기관에서 정부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스페셜 인터뷰: 데이비드 베르만
이야기를 통해 답변드리겠습니다. 2008년 여름, 캐나다에서 여행을 왔던 저는 서울 디자인 국제 포럼 행사로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님을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서울이 처음이었던 저는 행사장으로 가면서 디자인의 통합 방식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들이 우릴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었지. 한국은 이미 우릴 앞섰어.” 왜일까요? 캐나다의 디자인은 폐쇄적입니다. 이곳 서울의 디자인은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기분 좋게 통합되어 있었습니다. 글자부터 건물,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한 가지만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시장님 왼쪽에 계시던 분을 소개받았을 때 답을 알았습니다. 그분 명함에는 “최고 디자인 책임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연사로서 40여 개국을 여행해왔는데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있는 도시는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서울이 디자인 통합이라는 이런 인상적인 작업을 어떻게 이루었는지를 설명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여행에서 저는 관심 있는 정부 고객들에게 훌륭한 디자인 관리의 핵심으로 이 명함을 제시하곤 했습니다. 이곳 캐나다에는 다른 사람들이 칭송하는 디자인 강점이 있습니다. 인클루시브 디자인이나 국기, 기타 여러 자랑스러운 습관들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정부에 있는 누군가가 디자인의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을 때마다 저는 서울이 했던 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디자인적 사고를 모든 프로젝트 헌장에 포함시켜, 모든 주요 계획을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심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스페셜 인터뷰: 얍 레이 비
전 세계의 여러 성공적인 도시는 한 가지 핵심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데, 바로 우수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강조함으로써 형성된 우수한 도시 환경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어 국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영예를 얻는데 있어 우리의 미래 경제, 주택, 사회 및 레크리에이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계획 방식과 더불어 개발이 도로와 대중교통에 의해 쉽게 접근될 수 있고, 도시가 보행자 친화적이며 도보 이동에 적합하도록 보장하는 토지 사용과 교통 계획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법 덕분이다. 장기적인 계획 방식 및 주변 지원 인프라 네트워크에 적시에 투자한 덕분에 싱가포르는 “잘 돌아가는 도시 (city that works)”라는 평판을 얻게 됐다. 즉, 우수한 건물이 주변 도시 풍경과 어우러지도록 설계되고, 사회적 및 지역 생활의 수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건물에는 다목적 또는 공유 공공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정부 이니셔티브만으로 달성된 것이 아니라, 분명하고 강력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공동체, 전문가, 개발자 및 기타 업계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달성된 것이다.유니버설디자인과 모두를 위한 도시
2013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1)에서는 그동안 서울시와 세계 주요 도시의 유니버설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소개와 논의가 이어져 왔다. 유니버설디자인은 Ron Mace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 개념으로, 나이, 장애 유무, 또는 인생주기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적이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뜻한다.2) 따라서 유니버설디자인은 도시 계획 및 디자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일부 건강한 주요 경제 활동층만을 위한 도시 공간이 아닌, 노약자, 장애인 등, 모두를 위한 도시 만들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동안 탈산업화 시대에 팽배했던 신자유주의적 기업주의 도시(entrepreneurial city) 개념은 자본 유치를 위한 도시간의 경쟁을 중요시 했는데,3) 이는 모두를 위한 도시 취지와는 거리감이 있다. 보다 높은 글로벌도시(global city)랭킹을 취득하고 도시성장을 위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도시들이 고군분투해왔으며, 때로는 사회적 약자보다 국내외 자본의 니즈(needs)에 더 충실히 대응하는 모습도 보여줘 왔다. 따라서 유니버설디자인은 경쟁적 가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을 화두로 꺼내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다 더 따뜻하고 친절한 도시를 도모해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서울디자인’ 담론 형성의 구심점 역할을 할 온라인 플랫폼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데 있어 시공간의 제약과 주체의 제한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산업적 영역과 공적 영역, 시 정부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다채로운 영역에서의 미래를 준비하는 요즘이다. 경계를 뛰어넘는 조합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차원의 에너지는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일상의 기반이 되는 도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스페셜 인터뷰: 리코 퀴린동고
공무원으로서, 우리의 책임은 도시와 시민들, 그리고 우리의 다양한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시민의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의 공동체, 특히 소외된 유색인종 공동체로부터 그들이 지원받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떻게 고양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소외되어 왔는지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지원과 교육은 제도화되고 반복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와 상호작용을 통해, 도시 정부는 인프라와 자본 투자, 장소만들기(Placemaking) 노력, 그리고 정책 결정을 알리고 조정하기 위해 그 정보를 사용해야 합니다.스페셜 인터뷰: 제프리 슈마커
서울시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제게 있어, 디자인에 대한 강조는 더 넓은 대중들에게 이로운 것을 의미하고 도시의 거리, 공원, 산책로와 광장 같은 공공 영역의 디자인에 대한 강조를 포함해야 합니다. 모든 새로운 민간 개발은 어떤 식으로든 그 도시에 반환되어야 하며, 이것은 보통 공공 영역을 확장하거나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새로운 민간 개발은 어떤 식으로든 그 도시에 기여하여야 하며, 이것은 보통 공공 영역을 확장하거나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든 민간 개발을 활용하고 모든 새로운 건물이 도시의 좋은 구성요소가 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시가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말합니다.스페셜 인터뷰: 블라주 크리주니크
디자인은 일상생활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가치, 사회 혁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바로 디자인의 개념을 이루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혁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회 관행으로서도 중요한데,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그들의 일상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스페셜 인터뷰: 조안나 프랭크
CfAD(Center for Active Design)에서는 공중 보건과 관련된 중요한 연구를 보다 건강한 건물과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실용적인 도구로 변환합니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일하고, 놀고, 움직이고, 공부하고, 휴식을 취하고, 기도하고, 교류하는 건물, 거리 및 이웃이 우리의 건강과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도시의 설계, 유지 관리 및 거버넌스는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을 형성하고, COVID-19 전염병을 통해 우리는 공중 보건이 우리 사회의 기능을 강화하게 하는 초석이라는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