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의 시니어 라이프

UN은 '2020 세계 인구 고령화 보고서(World Population Ageing 2020)'에서 2020년 기준 전 세계 65세이상 고령인구가 7억2천만명에 달하였고, 2050년에는 세계인구의 약 6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우리 사회 또한202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로 편입되고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의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인구의 확대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결과로 볼 수 있다. 인구 구성의 변화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 세계는 고령화에 대해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은 노년기의 연장을 의미한다.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사회가 수반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는 주로 경제활동 인구 비율의 상대적 감소와 노인빈곤과 경제성장 둔화의 문제, 경도인지장애를 포함한 인지장애 비율 증가와 노인 자살률 등이 언급된다. 이러한 사회문제와 더불어 우리는 노화에 따른 신체적 변화와 정서적 변화, 심리적 변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세분화 된 니즈를 파악하여 인구 구조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고령화 시대의 사회문제에 대한 구체적 인식의 필요성이 확산됨에 따라 과거 의료나 돌봄에 치중되어 있었던 고령인구에 대한 사회적 접근은 오늘날 고령인구의 행복한 삶의 질과 건강한 노화(healthy ageing)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였다. 주로 물리적인 접근으로 시니어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거나 시설을 확충했던 시도들은 고령인구를 위한 생활·교통·안전·교육·의료·돌봄 등 서비스와 시스템으로 확장되었고, 민간과 공공의 협력, 그리고 고령인구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친화도시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찍이 활기찬 노년(Active Aging)을 구현하는 고령친화도시를 구축하고 도시의 안전, 건강, 사회, 경제 등 광범위한 영역에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8대 지표영역에 대한 고령친화도시 가이드라인 (Global Age-friendly Cities: A Guide)을 구축하였다. 해당 지표는 교통수단의 편의성과 안전한 주거, 외부공간 및 시설 등 물리적 생활환경과 지역사회의 보건, 활기찬 사회참여, 존중과 사회통합, 시민참여와 고용, 지속적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등 사회적 생활환경을 포함한다.


 8 interconnected domains of urban life (https://extranet.who.int/agefriendlyworld/)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적 고령화 추세에 따라 2007년부터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lobal Network of Age-Friendly Cities & Communities, GNAFCC)라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 네트워크의 회원도시는 각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관련 문제에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인정받은 도시들로, 다른 도시와 경험 및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GNAFCC는 활기찬 노년(Active aging)과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나이 들어감(Aging in place)등을 주요한 가치로 두고 도시 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GNAFCC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노인 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도시 환경을 바라보고 고령인구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니즈를 파악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 실행 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고려한다. 이외에도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령친화도시를 위한 계획 수립과 실행, 평가에 이르는 순환구조를 제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도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규모의 네트워크 (Age-friendly Cities and Communities)로 그 개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제기구 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도시의 개별적 접근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 인구를 이해하는 관점이 확장되면서 고령자를 사회적 약자 또는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독립적인 삶의 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고령화 사회가 직면하게 되는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노인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실험과 검증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와 지역공동체의 협력 ; 일본 가마쿠라 리빙랩과 쉐어 가나자와

<가마쿠라 리빙랩>

고령화의 속도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시민과 전문가가 협력하고 노인들이 주도하는 리빙랩 네트워크(living lab network)를 활용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45%에 달하는 지역인 일본 가마쿠라시는 지역인구와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지역주민들과 리빙랩(living lab)의 형태로 솔루션을 도출하고 실험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아왔다. 리빙랩은 최근 사회혁신 활동에서 주로 도입되고 있는 방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혜자, 또는 사용자가 문제 해결 활동의 주체로 참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고 실증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가마쿠라시는 지역 주민과 노인들의 주도하에 지역내 유휴공간이나 빈집, 점포를 활용하여 상업시설을 유치하고자 하였고, 기대수명 연장과 고령인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일상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가구업체 ‘이토키’는 가마쿠라 리빙랩을 통해 지역주민과 협업하여 실생활과 사용자 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장수사회에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주민들과 공동개발한 가구는 실제 양산되어 발매되기도 하였다. 


 (사회문제해결형 R&D 활성화를 위한 리빙랩 확산방안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0) / https://www.itoki.jp/ 


<쉐어 가나자와>

가마쿠라시 뿐만 아니라 일본 내 여러 지역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가 지향하는 바와 같이 노인들이 지금까지 생활해 온 지역에서 안심하고 여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Aging in place'에 입각하여 주거와 돌봄, 모빌리티와 건강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시도하는 등 장수마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가나자와에 조성된 ‘쉐어 가나자와(Share 金沢)’ 주택단지는 건강한 사람과 장애인, 젊은이, 고령자 모두가 동일한 삶의 실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된 커뮤니티 단지 모델로, 거주자 간의 연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주택의 입구는 모두 마주보도록 설계되어 입주자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수 있고, 경사가 없는 이동 경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커뮤니티 시설, 노인데이케어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또한, ‘쉐어 가나자와’는 학생주택과 고령자 주택, 키친스튜디오와 잡화점, 아동 입소시설과 발달 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내에 지역 주민의 로컬 상점을 유치하여 입주민들이 일하거나 자원봉사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고령인구의 돌봄 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자들의 목적의식을 개발을 돕고 참여를 유도하여 사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쉐어 가나자와’ 만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다. 


 http://share-kanazawa.com/


고령화 사회의 주거 커뮤니티 ; 코하우징과 Active aging

196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되어 스웨덴, 노르웨이, 캐나다 등으로 전파된 공동 주거형태 코하우징(Co-housing)은 북유럽을 중심으로 고령인구의 주거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코하우징은 다양한 연령을 포괄하는 주거의 한 형태이나 북유럽국가들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여생을 살아갈 수 있고(Aging in place) 활기찬 노년(Active aging)의 조건을 충족하여 노후생활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주거 유형으로 재인식 되고 있다.    

고령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은 공동생활시설과 소규모 개인주택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동체 생활과 개인 생활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고, 실제 거주자인 노인들이 주체가 되어 주거 단지를 구성하며 자발적으로 공동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주민들은 돌봄 인력 없이 상호 부양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웃과 사회적 교류를 하게 되는데, 상호 부양은 노화로 인한 건강을 돌보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고 건강한 노화를 지원하는 개념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패르드크내팬(Fardknappen)                  스웨덴 스톡홀름 둔데바르켄(Dunderbacken) 

fardknappen.se


현재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는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은 거주민의 참여와 협력으로 더 좋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인구의 안전과 편의, 활동성과 독립성을 지원한다.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코하우징 '코티사타마(Kotisatama)'의 경우 모임일정과 시간, 정기 건강검진 날짜를 공유하기 위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등 스마트 기술의 활용도 시도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들의 자립적 생활을 통해 인지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시니어 코하우징의 지향점은 오늘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확장된 관점과도 부합한다. 

또한, 시니어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확장된 시니어 코하우징의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헬싱키 서부에 위치한 ‘Generations Block’은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세대 공존형 아파트이다. 단순히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공동주택의 개념에서 나아가 거주민들이 함께 만나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음악감상실과 원형극장 등 공용 시설을 구비하였고, 3개의 동을 가로지르는 배리어프리 산책로와 지하철 역을 재현한 실내공간으로 다양한 연령층이 편하게 공간을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결된 모든 공유 공간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넓고 개방적인 복도와 공간 구성은 특히 시니어 입주민들이 다양한 연령의 입주민들과 서로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고 일정한 소속감 가운데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연령을 아우르는 헬싱키의 코하우징 ‘Generations Block’의 내부

https://setlementtiasunnot.fi/jatkasaaren-setlementtiasunnot/


고령화에 대한 도시의 다각적 접근 사례 'Transform Ageing'  

영국 통계청은 2020년 영국의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노동인구의 약 32%를 차지하여 성인인구의 절반(47%)에 육박할 것으로 보았다. 영국 내 고령화 인구가 사회, 경제 및 공공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가시화 됨에 따라 영국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 UK)은 2017년, 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Transform Ageing 프로젝트에 착수하였다. Transform Ageing은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생애주기별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방하여 시민들의 노화 경험을 개선하며, 고령인구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관점과 체계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다. 


Transform Ageing 팀은 노인과 주변인, 가족과 돌봄 인력, 사회적 기업가 및 공공부문 리더와 협력하여 영국 남서부의 고령화 된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접근하였다. 공동 워크숍을 통해 커뮤니티 활동 프로그램을 설계하였고, 도출된 6개의 혁신 브리프는 긍정적인 노화 경험을 위한 방법 연구(Steps to a positive future), 이동성 개선을 통한 독립성과 웰빙의 향상(Mobility and transport), 삶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고민(Life transitions), 돌봄 인력에 대한 지원(Caring about carers), 정보의 접근성 개선(Right information, right time), 사회적 커뮤니티 활동을 통한 관계 만들기(Making connections)로 구성되었다. 나이듦의 경험을 개선시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62개의 사회적 기업과 접촉하여 시스템과 재정적 지원을 연결하였고, 교육과 코칭, 멘토링을 진행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Transform Ageing 프로그램의 결과물로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개발되었다. 주요 결과물 중에는 디지털 앱을 활용한 회상 요법으로 치매환자들이 다른 노인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독려하는 'Book of You',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주는 운동 수업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개선하는 'Move It or Lose It', 치매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스포츠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모아 정체성을 되찾고 자신감과 회복력을 얻어 행복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Sporting Memories Network', 재봉과 창의적 활동을 독려하고 자신감을 확립하도록 기술 교육을 결합한 'The Sewing Rooms'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플리머스(Plymouth) 도심에 위치한 치매 친화적 카페 메모리스 카페(Moments Café) 는 치매에 대한 조언과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여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독점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 약간의 인지장애가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알림을 전달하는 'CareCalls'와 같은 아이디어 사례도 Transform Ageing 지원을 통해 구현되었다.

  

 

웨일즈에서 시작된 Book of You 는 인간의 인지와 회상에 착안하여 단어, 사진, 음악 및 영화를 통해 개인의 장기 기억 저장소를 활용하는 디지털 생활 이야기책을 만든다. Book of You 는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으나 현재는 생활지원시설에 거주하거나 학습 장애를 가진 젊은 성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https://www.bookofyou.co.uk)


2010년 줄리 로빈슨(Julie Robinson)이 설립한 'Move it or Lose it' 은 노인 대상 피트니스 수업을 제공한다. 버밍엄 지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었으며 Transform Ageing을 통해 영국 남서부의 노인들에게 독특하고 혁신적인 피트니스 수업을 제공하였다. (https://www.moveitorloseit.co.uk)


 

'The Sewing Rooms'은 사회적 고립이나 치매와 같은 특정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을 고용하여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기업으로, 맞춤형 교육 워크샵을 진행하여 생산적 활동의 참여를 독려하였다.(https://www.the-sewing-rooms.co.uk)


이들은 모두 Transform Aging 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확산시킨 사례들로, 노인들의 신체적‧정신적 활동을 확대하고 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한다. Transform Aging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노인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실질적인 효용성을 제공하였다. 또한, 디자인 씽킹과 인간 중심 디자인 방법론을 기반으로 노화 경험의 직접적인 대상자들을 이해하여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였고,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실질적 변화를 위해 아이디어를 반복적으로 프로토타이핑하고 실험하며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공동 디자인(Co-design)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을 결합하여 인간 중심의 솔루션을 도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Transform Aging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해관계자 모두에게서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UnLtd-TransformAgeing-Impact-Report-2020


첫째, 사회적 기업가는 본래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솔루션을 도출하는 진취적인 사람들이다. Transform Aging프로젝트는 사회적 기업가에게 비즈니스와 관련한 지식과 능력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성장을 독려하였다. 구체적으로 각 조직의 성장 단계에 맞추어 문제해결과 리더십, 조직관리, 커뮤니케이션 등 기업의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재정 지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교육과 경험 공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졌고 이는 더 많은 일자리와 서비스 수혜자를 창출하여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인지 건강을 개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사회적 기업들은 60세 이상 인구에게 정서적 동맹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게 되었고,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 또한 향상되었다. 


둘째, Transform Aging프로젝트는 고령의 사회구성원들이 사회적 기업가로서 또는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으로서 서비스나 시스템에 직접 참여하기 원하는 욕구를 파악하였다. 이에 활동 주체의 의미 있는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동기부여와 보상(Inspire Awards)을 포함한 여러 기회를 창출하였고, 워크샵을 개최하여 노인들이 그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직접 관여하도록 하였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는 고령 인구의 요구를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들의 웰빙, 참여, 자립 등에 대한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Transform Aging에서 공공은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여러 참여자들의 요구를 파악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서비스의 범위와 품질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회적 기업가와 노인 및 이해관계자 간의 더 나은 이해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연결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여 이들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구축하였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Transform Aging 프로그램은 영국 남서부 전역을 대상으로 디자인 씽킹에 기반한 새로운 작업방식과 결과물의 효용성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Transform Aging팀은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다른 도시 또는 지역에 다음과 같은 10 가지 권장사항을 제시하였다.(Transform Ageing executive Report) 


1. Involve people in later life throughout. 

사람 중심의 공동 창작 활동(Co-creation)은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육성되고 반복되어야 하므로 

고령 인구를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 Take a place-based, whole-system approach.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전체적인 시스템에 접근해야 한다.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리소스를 확보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 

3. Harness the assets within local communities.

지역사회 내의 자산을 활용하고 VCSE(voluntary, community and social enterprise)와 협력하여 

그들의 지역 관련 지식 및 통찰력을 활용해야 한다. 

4. Support systemic design approaches. 

이해관계자가 혁신 생태계를 개발하고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디자인 접근방식을 지원해야 한다. 

5. Understand commissioners and connect social entrepreneurs into them. 

커미셔너(commissioner)를 이해하고 서로 교류하며 그들의 환경에서 

문화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6. But also, develop products and services for a consumer as well as commissioner market. 

사회적 기업가는 다양한 자원과 지원을 필요로 한다. 

소비자와 커미셔너 시장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7. Scale ideas without pressure to scale organisations. 

조직의 구축과 확장에 대한 압력 없이 사회적 기업 또는 개인이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스스로 영향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8. Consider rural counties test beds for innovation. 

소도시와 지방을 대상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실험하는 것은 대도시의 편견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실행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9. Focus more energy on the partnership. 

모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속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사이의 관계형성이 필수적이므로 

파트너십에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10. Be flexible and adapt to change. 

거버넌스는 소통과 전달을 제한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유연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모두에게 편리한 도시 환경을 위한 디자인 씽킹

마이클 밀켄은 '개인이나 사회가 장수(長壽)로부터 얻는 이득은 대단히 많고, 고령화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은 고령화 사회의 당면과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오늘날 일부 도시들은 이에 공감하듯 기대수명의 연장을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점차 복잡하고 다면적인 사회문제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인구 구조 변화와 고령화 사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고령 인구가 불편을 느끼지 않는 도시의 시설과 생활 인프라는 또다른 사회적 약자와 모든 연령계층에게 보편적으로 필요한 환경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의 도시는 시민의 편리를 위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기반을 필요로 한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접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문제에 직면한 당사자들을 공감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령화 사회가 직면하게 될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노화에 따른 신체적 변화와 정서적, 심리적 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당사자인 노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니즈를 직접 파악하여 그들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앞서 사례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도시의 고령화가 수반하는 문제점들은 개인과 지역기반 단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을 비롯하여 구성원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미 일부 도시에서는 고령 인구를 배려와 돌봄의 대상이 아닌 적극적인 삶의 주체로 인식하여 지역과 공공, 민간이 협력하여 더 나은 고령 인구의 주거 환경과 생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문제에 대한 폭넓은 접근과 해결을 돕는 디자인 씽킹의 문제 정의와 공감, 협업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 및 프로토타이핑의 과정들과 맞닿아 있다. 지역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구성원들이 함께 인식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디자인 씽킹은 점차 복잡해지는 도시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씽킹에 기반하여 정보와 제품, 가구, 공간 디자인 등에서 고령 인구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혁신을 시도한다면, 과거 노인을 위한 하드웨어의 구축만을 고민했던 관념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로 확장된 서비스와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100세시대로 불리우는 오늘날 고령인구의 행복한 삶을 위한 디자인의 적극적인 활용은 곧 모든 연령의 시민에게 보편적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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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을 위한 동네, 백선혜 안현찬 외, 서울연구원 (2019)

- 해외의 고령친화도시 정책사례와 시사점. 정은하, 세계와 도시 12호

- Van Hoof, J., Kazak, J. K., Perek-Białas, J. M., & Peek, S. T. (2018). The challenges of urban ageing: Making cities age-friendly in Europe.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5(11), 2473.

- https://www.designcouncil.org.uk/what-we-do/social-innovation/transform-ag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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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승희 (홍익대학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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