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 창이 공항, 공간경험의 정수를 디자인하다
쥬얼 창이 공항, 공간경험의 정수를 디자인하다 - 제레미여 (싱가포르 공공서비스 최고경험책임자)
오늘날 우리는 시민과 고객,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와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합니다. 본 발제에서는 '쥬얼 창이 공항'을 통해 사용자와 여행객의 경험을 증대하기 위한 디자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쥬얼 창이 공항은 디자인, 고객서비스, 경관, 명소, 유통, 시설관리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팀이 협업하여 고객 경험 증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한 사례입니다. 쥬얼 창이 공항의 부지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의 제1 터미널 옥외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제 1터미널은 창이 공항의 가장 오래된 터미널로, 사용객 증가에 따라 공항터미널 내부 공간과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항 중심부에 위치한 옥외 주차 공간을 단순히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생산적인 방법이 아니었고, 다층의 주차공간을 구축하고자 하는 계획을 고려하기에 앞서 저희 스스로에게 공간 구축 타당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3개 터미널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공간에 무언가 다른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는 않을까?'
'각 터미널을 연결하는 허브 또는 여행객의 경험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공항 터미널과 주차공간을 위한 더 많은 장소를 확보할 수는 없을까?'
이 모든 생각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는 여러가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유통과 기술, 고객의 경험에 대해 상상해보고 누구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개념을 정립하였습니다. 우리는 쥬얼을 찾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이 곳을 찾게 되는 이유를 고민해보고 싱가포르 내에 그들을 위한 대안들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쇼핑몰이 가득한 오차드로드와 도심 내 멋진 정원들이 존재하는 싱가포르에서 쥬얼 창이 공항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독특한 매력포인트를 도출하기 위해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정원과 상점들을 나란히 배치하고 외부 환경을 실내로 유입시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며 쥬얼 창이 공항을 싱가포르가 최고의 세상과 만날 수 있는 창구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수립하였습니다. 또한, 고객의 여정을 만들어 '여행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까?', '피곤한 상태의 여행객들은 무엇을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답을 구하면서 경관과 녹지에 대해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녹지의 색채는 사람들의 피로감을 감소시키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우리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녹지를 형성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쥬얼 창이 공항은 사용자를 위한 멋진 경험을 설계하는데 있어 디자인 씽킹의 원칙에 따라 여행객과 싱가포르 시민의 입장이 되어 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쥬얼을 찾는 이유를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테스트를 진행하여 사용자의 피드백을 수렴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고객 경험을 위한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했는지 구체적 예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실내 공간에서 숲에 대한 몰입형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종의 선택이 필수적입니다. 쥬얼에는 2000개의 나무와 그 이상의 관목이 식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내 환경에 적합한 식물종을 탐색하였고 경험의 터치포인트 생성을 위해 밀라노 세계 엑스포와 한국의 아침고요 수목원 등지를 방문하여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냈습니다. 이후 실물 모형으로 경험을 위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직접 걸으며 경험하거나 사용자들을 초청해서 숲을 걸을 때 느껴지는 감정과 감상을 수집하여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거듭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태양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크리스탈 구름이 설치된 오스트리아의 사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쥬얼의 유리 돔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크리스탈을 투과하면서 일정한 움직임이 연출된다면 여행객 및 사용자에게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느낌과 함께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고, 이에 쥬얼의 정문에 크리스탈 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와 세계가 만나는 창구의 의미를 위해 다양한 관광지의 경험의 터치포인트를 탐구하면서 울타리와 미로, 흥미로운 놀이터를 체험하였고 실험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혼합하며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탐색하였습니다. 무엇이 놀이터를 명소로 만들고, 어떻게 하면 놀이터가 재미있는 놀이 공간인 동시에 시카고 빈(Chicago Bean)과 같은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였고, 영국 웨일스 지하동굴인 바운스 빌로우(Bounce Below) 에서 넷플레이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놀이 공간에 대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이는 바로 '사람들은 직접 놀이에 참여하여 즐기는 것에서도 재미를 느끼지만, 다른 사람들이 노는 장면을 보면서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일정한 공간에서 놀이의 요소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쥬얼의 가장 높은 층에 심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만들었고, 이들이 환경과 전체적인 분위기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여러가지 프로토타이핑을 실시하였습니다.
쥬얼의 인공폭포인 레인보텍스(Rain Vortex) 역시 물이 흐르는 방향과 속도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구하고 조명의 작동 방법과 소리의 융합을 고민하면서 이 공간이 여행객과 사용자의 시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끊임없이 상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반복적인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즉흥적인 요소를 추가하기도 하였는데, 샌프란시스코의 과학관 익스플로러토리엄(Exploratorium)의 안개다리(Fog Bridge)의 개념을 레인보텍스와 연결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색다른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이디어를 혼합하고 실험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검증하는 반복적인 과정이 곧 디자인 프로세스이며 지속적인 디자인 사고의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오늘날의 쥬얼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경험은 좋은 디자인과 훌륭한 고객서비스를 동반하고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로도 경험을 정의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서비스 접점을 설계함에 있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서비스 데스크의 효율적인 위치를 선정하였고 많은 사용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하였습니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고객와 어떻게 상호작용 할 것인지, 어떻게 그들을 기쁘게 하고 놀라운 순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포레스트 밸리의 공용 공간을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는 상호작용 공간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사람들 간의 물리적 상호작용은 긍정적인 추억과 기억을 생성합니다. 이것이 바로 쥬얼 창이 공항 고객 경험 디자인의 기본 원칙입니다. 아름다운 장소일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경험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최대한 포용적인 경험을 고려하였습니다. 때문에 아이를 위한 수유실과 수유부를 위한 조용한 공간, VIP를 위한 환대공간을 별도로 설계하여 균형감 있는 공간을 구축하였고, 더불어 쥬얼 창이 공항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이유이자 본연의 의도를 놓치지 않도록 주차공간 내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터미널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요인을 지속적으로 의식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1 터미널의 야외 주차장은 지하공간으로 이전하여 20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되었고 넓은 주차공간 가운데 사용자들이 차량의 위치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한 설계를 적용하였습니다. 공항 터미널 전체에 동일한 문구와 디자인, 글꼴을 사용하여 일관성 있는 길안내 표지판을 적용하였고 이는 쥬얼과 터미널 사이에서 길을 쉽게 찾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잘 설계된 공간과 서비스의 접점에 기술을 접목한다면 사용자들에게 더욱 훌륭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옴니채널 리테일을 시도하였습니다. 포켓몬과 협력하여 개발한 모바일 앱은 사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쥬얼의 곳곳을 탐색할 수 있게 유도하고, 동남아시아 최초의 포켓몬 센터로 안내합니다. 쥬얼 전역에 설치된 모바일 로봇은 바닥 청소를 하거나 방문객들에게 과자와 물병을 나누어 주고 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사용자들에게 놀랍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우리는 훌륭한 비전과 전략, 디자인, 경험,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이핑 등의 모든 방법을 갖추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 즉 사용자와 여행객을 위한 모든 접점이 제대로 동기화 되어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를 잘 조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쥬얼이 오픈 한 후 몇 개월간은 많은 인파가 몰렸기 때문에 안전과 경험보전, 실물 보호를 위해 상황에 따라 디자인의 흐름을 변경하거나 모여든 인파의 질서를 정리하는 등 각종 통제와 개입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어떻게 고객의 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 수 있는가', '그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디자인은 혁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디자인의 향상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고객과의 실질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과 추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