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콘텐츠는 2016 유니버설디자인 국제세미나에서 발제된 내용을 요약 및 편집하여 발표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게재되었습니다.


발표자: 윤혜경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세계적 추세와 비교해 볼 때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매우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으며 그 심각성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는 주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독거노인의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노인 인구비율은 2013년 기준 총 가구의 6.9%에서 향후 2035년에는 15.4% 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독거노인의 가구 중,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가 75~83%로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수치로 미루어 보아 향후 유니버설 디자인은 Age-friendly뿐만 아니라Women-friendly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1960-2060년 세계와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


같은 맥락에서 베이비부머(Baby Boomer)의 은퇴 역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베이비붐(Baby Boom) 세대는 전쟁이 끝난 뒤 급격한 인구증가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5 ~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인구가 해당된다. 이들은 생애 주기상 현재 중년에 해당하는 세대이며 청년기에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경험하였고, 장년기에 외환위기를 겪으며 우리 사회의 소비와 생산의 중추를 이루었던 사람들이다. 2010년에서 2018 사이 이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진행되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나라의 인구가 겪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더욱 급격히 진행되리라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키워드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노년층을 일컫는 용어로, 경제력을 가진 소비 주체를 포괄한다. 그들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물인터넷(loT) 하우징’, 주거와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Staycation (Stay+vacation) 하우징’, 작은 규모의 ‘Fit sizing(10평)’과 ‘Nook 공간’, 본인이 일을 하지 않고 호텔처럼 즐길 수 있는 ‘아파텔’ 등의 다양한 주거의 취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개념으로 Aging in Place(AIP)가 제안되었다. AIP는 시설주거의 한계를 극복하여 고령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1970대 제안되었으나,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서 최근의 AIP는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서 증가하는 복지비용을 감축하기 위한 정책적 측면이 강하다.  

이는 오늘날의 노년층이 시설에 주거하며 수동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닌 자가에서의 주도적인 생활과 삶의 질에 대한 기억을 중요시 여기는 특징으로부터 비롯되었다. Aging in Place(AIP)는 자가 주거공간에서 살아가되 노년층의 조건에 맞는 리모델링과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계획,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 접근성에 대해 유니버설 디자인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노인시설주거




자가주거


춘천 지역의 노인 주거 UD 설문 및 현장조사
춘천시는 인구 278,682명(2016.4월 기준)의 도시로 서울 인구수의 3% 정도에 해당하고, 면적은 서울 면적의 약 1.8배인 1,116〖km〗^2이다. 2016년 4월 23일부터 5월 29일의 기간 동안 39가구를 주택 내부 환경의 유니버설 디자인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와 실측을 진행하여 현실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노인 주거 공간의 영역별 다수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현관 : 노인 주거 공간의 현관문 중 대다수는 유효폭이 1200mm 이상 확보되지 않고 현관문의 방풍턱이 15mm 이상으로 휠체어의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출입구에 핸드레일이나 의자가 설치되지 않았고 방문자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가 없었으며 도어 클로저 또한 설치되어있지 않았다. 






2. 거실 : 거실의 바닥 마감재는 미끄러운 소재로 낙상 사고의 위험이 있었고, 창문의 손잡이가 레버식이 아니거나 손잡이 위치가 높게 설치되어 접근성이 떨어졌다. 수납장은 사용자가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의 가구가 많았고 센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야간 이동시 전방 주시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 







3. 침실 : 침실은 휠체어 사용자의 회전반경인 900mm이상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고, 수납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장치가 없었으며 거실과 마찬가지로 미끄러운 바닥재로 인해 낙상 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조명 조절 장치와 비상시 보호자를 호출할 수 있는 장치 또한 미비했다. 


4. 욕실 : 욕실은 출입문의 유효폭이 850mm 이상 확보되지 못하여 휠체어 사용자의 출입에 제한이 있었고 욕실 내에도 휠체어 회전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높은 문턱과 단차는 휠체어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출입에도 방해가 되었고 비상호출기, 조명장치, 핸드레일 또한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들이 사용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손잡이를 임시설치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경사진 진입로를 비롯하여 위험 요소가 공존하는 계단과 주방, 복도 및 주 출입구는 주거의 주체인 노인들의 편의나 안전을 고려하여 설계되지 않았고 2층 이상의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확보되어 있지 않거나 주거지의 근린시설환경이 미비하여 노인들의 일상 생활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노인 주거 유니버설 디자인 개선사항

이러한 설문 및 현장조사 결과는 우리가 해외의 유니버설 디자인 사례를 단순 도입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경제 능력과 신체조건 및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해결책 도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주거 공간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공간에 대한 일회적 단일 솔루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공간이 연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단계적, 지속적으로 계획되어야 하므로 현장조사와 실측에 따른 노인 주거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선사항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방향으로 제안한다.  


1. 손동작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유니버설 디자인(UD)

- 부엌 선반, 수납장의 선반, 다용도실 선반: 표준 높이보다 76.2mm 낮은 선반 또는 pull-down 선반   - 양문형 냉장고(side by side refrigerator) 상하문형 냉장고보다 사용접근성이 수월함     

- 옆으로 여는 전자레인지의 문(side swing oven)과 조작 버튼이 전면에 있는 것이 사용이 수월함    

- 샤워기: 사용자의 키에 따라 수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고정대가 설치되어야 함   

- 현관문에 투시경(peephole)을 설치할 때 사용자 키를 고려하여 2개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함   

- 세탁물 건조대는 높이를 조절이 가능한 것을 사용   

- 부엌과 옷장은 수납용 서랍, 상자, 바스킷을 마련하여 물건을 보관하는 것이 꺼내는 동작이 편리    

- 전기콘센트는 바닥에서 500~850mm 이내에 설치   


2. 작은 손, 융통성, 물리적 힘을 덜 쓰는 유니버설 디자인(UD)

- 캐비닛과 서랍의 문손잡이는 잡기 편한 U형/D형   

- 가스레인지의 버너 덮개는 높이가 같아야 버너에서 버너로 이동시 위험하지 않음      

- 세척기를 사용할 경우 구부리지 않도록 200mm 정도 받침대를 두고 설치    

- 수도꼭지의 경우 레버(lever)타입을 사용하면 돌릴때 힘이 적게 들게 됨   

- 샤워기, 변기, 욕조 주변에 안전성을  주는 핸드레일 설치   

- 휠체어 사용자를 위하여 변기를 높이는 것이 편리   

- 욕조의자, 샤위의자 또는 접이식 의자를 설치하면 앉아서 샤워하게 되며 구부리지 않게 됨    

- 레버타입 문잡이는 문을 밀거나 잡는 동작이 수월함   

- 조명스위치는 조작이 용이한 로커스위치(rocker switch) 사용   


3. 이동이 용이한 유니버설 디자인(UD)

- 문의 유효폭을 1200mm 이상으로 확보   

- 단차를 없게 하거나 300mm 이하로 계획      

- 미끄럽지 않은 바닥 마감재 사용    

- 단차가 있는 부분에는 바닥재의 색이나 질감을 달리함

- 계단 챌면의 높이는 180mm 이하, 디딤판의 너비는 280mm 정도로 계획   

- 계단, 복도, 램프(ramp)의 양측에는 핸드레일을 설치   

- 계단에는 야간에도 디딤판이 잘 보이도록 발밑 조명을 설치    

- 비상시 고령자의 빠른 대피를 위한 경사로가 계단과 병행하여 계획   

- 동일 계단에서 디딤판과 챌면이 균일하도록 계획  


4. 시야(vision)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UD)

- 와트수가 큰 전구를 사용   

- 조작버튼은 동작을 이해하기 쉽게 디자인      

- 옷장에도 조명 설치    

- 복도, 계단, 출입구에는 충분한 조명 설치

- 복도, 계단, 출입구에 야간 조명 설치   

- 부엌의 작업대에는 부분조명으로 위험을 감소

- 길안내를 위한 안내표지는 컬러를 적절히 사용    

- 비상구는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계획   

- 우편함 부근에 충분한 조명 설치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독거노인의 수 또한 증가하고 있고, 시설 주거의 형태가 보편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자가 주거시설에서 머무는 노년층의 비율이 급증했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고령 인구의 주거 형태 및 시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을 보편화 하고자 노력하고, 노인 주거 환경과 시설 개선 시도의 저변을 확산한다면 향후 신체적 능력이 제한적인 노인 인구의 인체공학적 조건에 부합하는 주거 공간이 활성화되어 고령화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문제를 원활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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