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서울2.0, 디자인 전략과 미래서울
세션2. 도시의 내일-디자인의 새로운 비전을 통한 미래 감성도시
디자인서울2.0, 디자인 전략과 미래서울
_최인규, 서울시 디자인 정책관
오늘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헤더윅 님과 반 시게루 님을 모시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너무 좋고요, 좀전에 이달우 님의 흥미로운 디자인들이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서울시 같은 큰 도시가 어떻게 움직여야 되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발표할 내용은 즐거운 활력도시 서울에 대한 것입니다. 비전 5원칙 추진 내용 순으로 발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서울2.0의 비전
먼저 추진 배경입니다. 오세훈 시장님이 문화와 경제 그리고 문화도시, 고유의 브랜드를 창출한다는 것을 2006년도와 2007년에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것이 신년사에 반영되었는데, 그 신년사는 한 해의 중요한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2007년 당시. 우리는 기능과 효율 중심의 딱딱한 도시였던 서울을 어떻게 소프트 시티로 만드느냐, 인간 중심의 문화와 예술이 있는 어떤 소프트 시티로 만드느냐는 것이 숙제였고요. 먼저 ‘인간 중심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 당시 첫 번째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2007년도에 만들었던 공공 디자인과 도시 디자인의 키워드는 지금도 유효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아닌 것도 있습니다. 지금 보면 어떤 키워드는 그때도 굉장히 잘 정했구나 하고 보람도 느낍니다.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느냐면, 사실 도시 디자인이나 공공 디자인이라는 것은 굉장히 큰 사이클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매우 평범한 어떤 키워드, 또는 굉장히 포괄적인 키워드들이 자리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 세계 선진도시나 디자인 트렌드를 살피고, UN의 액트나우나 해비타트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도 조사합니다. 도시 경쟁력과 관련해 타 도시의 사례들을 연구하기도 하죠. 그러나 다른 도시가 잘하는 것을 따라가는 데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 선도적으로 해야 될 것인지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UN 액트나우에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걷고,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권고 같은 것이죠. 또 야채를 많이 먹고 비행기를 이용함으로 인해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사실을 고려하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들이 처음에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도시 디자인이나 공공 디자인을 하게 되면 이러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됩니다. 또 해비타트에서는 지속가능한 목표로 17가지를 하게 되어 있는데요. 물론 우리나라가 가난이나 배고픔을 넘어서는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문제들도 거꾸로 하나하나 짚어보면 도시의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솔루션을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현재 기업은 사회적 책임 또 ESG 그리고 선진도시는 개발도상국가에게 ODA와 같은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준들을 살펴보면 담아야 할 건 굉장히 많죠. 그러면 과연 서울은 어떤 전략적 방향을 가져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에 국제경쟁력에 대한 지표들도 생각하게 되고요.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보면 너무 좋은 말을 다 모아 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울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가져가야 하나를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시장님께서 2021년과 2022년 취임사에서 다시 디자인서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디자인서울1.0을 2007년~2010년 사이에 진행을 했는데요, 이를 다시 전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13년 전의 디자인서울1.0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디자인서울2.0은 어떻게 만들어야 될 것인지가 더 중요하겠죠.
디자인서울2.0을 위한 전략
먼저 디자인서울2.0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 시민이 즐기는 도시’ ‘디자인 창의성의 도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저희가 글로벌 기준에 충실하면서도 서울만의 이야기를 어떻게 갈 것인가를 중점에 두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그 전략을 세웠는데요. 이는 공간 전략과 시간 전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간 전략과 시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쉽고 누구든지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희와 같은 공공 디자인에서 ‘즐겁게 걷기’’쉽게 접근하기’ 그리고 ‘감동으로 머물기’였습니다. 오늘 만난 토마스 헤더윅 님이나 반 시게루 님의 작품을 보면 그런 감정이 드는 작품들이 있죠. 쉽게 접근하기 위한 요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공간 전략으로 삼았고요. 시간 전략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했습니다. 서울은 역사적인 도시죠. 고려시대, 조선시대 또는 대한제국, 일제 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을 거쳐 많은 역사적 층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역사성이 잘 반영된 장소가 광화문이나 서울의 궁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연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 서울의 현대성은 무엇일까요? K-팝과 K-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는데, 과연 서울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일까요. 이런 물음 때문에 더욱 현대성과 미래성을 구현할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여기에 역사성도 함께요. 그것이 서울의 새로운 모습일 것입니다.
공감, 포용, 공헌, 회복, 지속가능성
다음은 5원칙입니다. 그동안 굉장히 많은 어떠한 참고 자료, 해외 자료를 살펴보았지만 여기 5원칙은 정말 서울에 필요한 원칙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5원칙은 공감, 포용, 공헌, 회복, 지속 가능입니다. 공감은 실제 도시 디자인이나 공공 디자인이 시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공감이라는 것 자체도 여러분들이 서울에 살아간다는 집단 기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고요. 서울 경관이나 정체성,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을 구현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각 5원칙은 또 세 개의 소원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15개의 키워드를 만들어 냈는데요. 예를 들어 협력, 교류, 디자인, 외교 이런 키워드를 공원 디자인에 적용해볼까요? 키워드를 바탕으로 ‘공원화 되면 정말 좋은 도시가 될까’’우리만 멋있게 살면 될까’라는 생각의 기준이 될 수 있죠.
다음은 추진 내용입니다. 서울다움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 디자인은 서울스케이프, 서울아이덴티티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서울의 자연과 역사 또는 수변 공간 등을 분석하는 작업들을 거쳤습니다. 특히 서울에는 재미없는 건축물이 많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진입 경관이나 야간 경관, 옥외 경관을 통해 낮뿐만 아니라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 것인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은 디자인에 대한 기초가 튼튼한 곳입니다. 우리는 지속해서 그 초석을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빛을 만들어 야관 경관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려고 하고요, 13년 전에 초석을 다진 서울컬러와 서울서체를 업그레이드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감, 즐거운 도시 생활
시장님께서 ‘힘든 시민들에게 돈을 주는 것보다 한강에 머물러 쉬게 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얘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 이 메시지는 우리가 지향하는 ‘즐거운 도시’와도 연결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거운 것, 건강하게 즐거운 것, 예술적으로 즐거운 것들을 정립해 나가려고 하고요.
서울시가 작년에 디자인했던 소울 드롭이라고 하는 벤치가 그 하나의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벤치는 실제로 앉아보면 굉장히 편안하고, 한강을 바라보기에도 좋습니다. 이런 벤치 하나가 시민들에게 일상 속의 즐거움을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뉴욕의 사례처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즐거움도 기획하고 있고요. 특히 최근에 서울은 밤의 풍경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서울라이트’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이 행사는 일단 장소 만들기의 역할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고 세 번째는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죠. 올해는 광화문에서 이런 쇼가 열릴 예정인데요, 광화문 광장에서 이런 미디어 쇼를 통해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하나의 산업이라고 보기 때문에 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라이트 DDP는 현대성과 미래성을 나타내는 공간이고, 많은 작가들이 이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를 표출하는 장이 되리라고 봅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새로운 디자인과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함께, 포용 디자인
포용 디자인은 3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대 포용, 문화융합, 유니버설 디자인이죠. 지금까지 서울의 디자인은 세대별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포용 디자인을 하고자 하는 거죠. 어린이와 어른, 할아버지와 손녀손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고요. 노인과 꼬마 아이가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초세대 공간을 디자인하려고 합니다. 상품이 분화되듯 인간은 분화될 수 없고 함께 살아야 된다는 생각인거죠. 또 서울시가 치매 예방을 위한 백세마당이라는 것을 디자인했었는데요. 실제로 시니어 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세요.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체력도 기르고 커뮤니티로도 기능하는데, 최근에는 50대로도 연령이 낮아졌습니다. 저는 이런 공간이 세대를 초래하는 공간이 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공간이 또 필요하다고도 생각하고요.
한편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를 업그레이드한 정책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2007년에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제는 도시 예술의 아이콘 실험 거점 5대 권역을 중심으로 예술품을 만들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는 일단 예술 7대 명소를 조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어떤 곳이 7대 명소가 될지는 모르지만 예술품을 단순히 가져다 놓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찾아와 좋아해 주었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정한 예술품보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예술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작업들을 하고 있고요. 최근에 서울숲에 만들어진 ‘에클로지컬 매트릭스’라는 작품은 건축가(조남호,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가 설계했습니다. 최근의 작품들을 보면 꼭 조각가가 아니더라도 미디어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됩니다. 밤에는 빛과 같은 요소로 놀라움과 활력을 주는 예술품이 또 다른 도시 경관을 형성해주기를 바랍니다.
또 서울은 다른 도시보다 유독 산이 많죠. 그래서 산을 모두가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매력적인 설치물이나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정보 디자인까지,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등산 인구에게 접근성을 높인 디자인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다른 하나는 반려동물 인구를 고려한 디자인입니다. 반려 인구는 벌써 1500만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위한 공공 공간, 공공 시설물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고자 합니다. 사실 해당 분야는 법적 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까지 수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죠.
서울시는 글로벌 탑5 도시가 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범적인 도시가 되어야 되고 교류하고 외교하고 협력하는 도시가 되어야죠. 그런 점에서 서울시는 모든 행정에 디자인 관점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브랜딩과 공간 서비스도 포함되죠. 책 읽는 광장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간 컨설팅과 브랜드 디자인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사랑받는 그런 공간이 되고 있죠. 이런 방향으로 기업과의 협업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위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들도 진행됐고요. 개발도상국의 공공디자인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을 주는 도시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회복 디자인
다음은 시민의 안전, 건강, 일상 회복의 회복 디자인입니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2021년, 서울시는 코로나 감염 예방 픽토그램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개발은 서울시가 했지만 많은 기관이 사용했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인어워드인 iF에서 수상하기도 했고요. 또한 안전 디자인에 대해서는 우선공사장 안전 업그레이드가 진행중이고, 이를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는 80여 개의 공사장에 이미 적용했습니다. 민간 단위의 공사장에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서울은 특히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도시입니다. 기후 변화에 의해 비는 더욱 많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죠. 이런 수해 안전 디자인을 위해 우리는 ‘도쿄방재’나 ‘안전색채’ 등을 반영해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고 이제 시작 단계에 있죠. 이런 점에서 시민의 협조도 중요합니다.
다음은 ‘액티브 디자인’이라는, 뉴욕과 영국에서 비만 해결을 위한 디자인과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은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위한 액티브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한 ‘액티브 경기장’이라고 저희가 이름을 붙여봤는데,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예로 들면, 그들은 마음대로 뛰고 싶어하는데요. 그래서 아이가 경기장에 설치된 줄을 잡고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운동 약자 또는 장애인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자 합니다. 코로나 이후에 많은 시민분들이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상담 수가 3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마음정원을 만들어서 보급하고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도 그럴 텐데요, 휴대폰 과몰입으로 인해 식물 공간을 더 많이 공급하려고 합니다.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다음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 중 생태 지속과 경제 지속, 학습 지속에 대한 내용입니다. 해외 사례에서 재활용 프로젝트를 통해 벤치를 만드는 것처럼 서울형 재활용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 시게루 님의 페이퍼 건물도 굉장히 큰 영감을 주고 있고요. 이를 국제적인 협력과 국내적인 기술을 모아 구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산업진흥조례 등을 통한 산업 육성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디자인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좋은 건축가나 디자인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적 배경 그리고 많은 기업들과의 연대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서울의 스마트 시설물도 계속 확장할 예정인데요. 내년부터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서울에는 스마트형 지하철 캐노피 디자인 등을 만들어 하나하나 실험해 나가고 있는데요. 이런 결과물을 통해 도시를 좀 더 편하게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서울시는 서울다움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고, 모두가 함께 누리는 안전하고 건강한 경제를 살리는 디자인 도시를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