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과 리얼월드로 만들어가는 신인류(MZ세대)를 위한 혁신도시
세션2. 도시의 내일-디자인의 새로운 비전을 통한 미래 감성도시
초연결과 리얼월드로 만들어가는 신인류(MZ세대)를 위한 혁신도시
_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오늘 이 포럼은 저에게도 굉장히 영감이 깊은 시간이네요. 지금까지는 어떤 공간이 주인공이고 이와 관련한 휴머나이징이 무엇인가가 주제였다면, 이제 우리가 주인공일 수 있는 관점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이 노래 아시나요?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뭔지 아시죠? 네, 뽀로로입니다. 만약 이 공간에 아이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벌써 시작하자마자 어디 가고 없겠죠? 왜냐하면 ‘재미없어, 심심해’ 이럴 거잖아요. 우리가 어렸을 때를 잘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어떤 공간에 있든 딱 세 가지만 있으면 신나게 종일 놀았습니다. 바로 놀이터, 장난감, 친구죠.
놀이터만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을 언제든 초대할 수 있죠. 같이 놀이를 만들고 재미없으면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요. 그렇게 하루 종일 놀아도 재미있었죠. 어른이 된 우리는 사실 장난감을 살 수 있는 돈도 있고 다 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요즘엔 더 재미없고 정적인 거잖아요. 사실 우리 마음속에는 신나는 아이가 있어요. 이 아이로서 재밌게 지내고 싶거든요. 그리고 우리의 놀이터는 어떻게 보면 일터이자 도시겠죠. 이 일터, 이 도시에서 신나게 놀 수 있고 또 도시 자체에 사람들이 모여 어떤 의미 있는 이야기에 주인공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리얼 게임
사람에 따라 대답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 게임 좋아하시나요? 저는 게임 진짜 좋아하거든요. 40대 후반인데요. 어젯밤에도 ‘콜오브듀티’ 게임을 1시간 동안 하다가 ‘큰일났네’ 하고 잤는데요. 좋아하는 게임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또 영화도 좋아하죠. 여러분도 영화 많이 보시나요? 최근에는 무빙을 정말 재밌게 보고 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도 보고 계실 것 같아요. 저는 매일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봅니다. 대부분이 그러실 거예요. 영화관에도 가끔씩 가시죠. 저는 가급적이면 개봉 영화를 첫날에 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즐기고, 정말 어떨 때는 중독이다 싶을 정도로 많이 즐기는 게임, 영화를 경험하는 장소는 주로 어딘가요? 바로 집이죠. 집이거나 여러분이 이동하는 중이거나 또는 극장이겠죠. 이런 경험을 하는 공간들은 아마 집이나 여러분의 일터 등 그 공간은 아마 대체적으로 같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어떤 게임을 하느냐 또 어떤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여러분이 있는 공간이 전혀 다른 세계가 되면 어떨까요? 판타지를 경험하고 있을 때는 여러분의 방에 정말 환상이 펼쳐지는 공간 같고, 공포영화를 보고 있을 때는 여러분의 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이 무서워하는 겁니다. 사실 우리는 공간이 콘텐츠 공간의 경험을 규정한다는 것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게임이나 영화를 떠올려보면 이야기가 경험을 규정합니다. 그 이야기가 여러분의 공간을 규정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보고 있느냐 혹은 어떤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공간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기다릴 필요가 없죠.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게임이나 영화를 보더라도 그냥 즉시 바로 접속해서 즐길 수가 있고요. 반대로 말하면 이건 유통이 되고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우리 조금 다르게 볼까요? 현실의 공간을 잠깐 들여다보면 이 공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겪어왔던 우리의 세계인데요. 현실 공간은 사실 반대입니다. 공간이 여러분의 경험을 규정하고 공간이 콘텐츠를 규정하죠. 너무 익숙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카페에 갔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그곳은 커피를 마시는 곳이죠. 기념관이라든지 전시관 혹은 박물관에 간다면 거기에 있는 어떤 작품이나 여러 가지 어떤 오브제들을 그냥 지나다니면서 경험하죠. 모든 사람들이 공간에 들어가지만 결국 공간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경험하기 때문에 모두가 동일한 경험을 합니다. 만약 그곳이 인기가 있는 장소라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동일한 경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줄을 서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올해 초에 싱가포르로 가족 여행을 갔는데요. 포트게이닝이라는 곳에 가면 천국의 계단을 볼 수 있는 멋진 장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소에 가서 여러분들이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일이 벌어지죠? 보통 짧게는 1시간에서 3시간까지 줄을 서야 합니다. 찰나의 사진을 찍기 위해 여러분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려야 하죠. 경험이라는 것은 사실 팬시(fancy)한 용어로 많이 쓰고 있지만 사실 경험의 실체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줄을 선다는 것은 실은 유통이 될 수 없다는 뜻이고, 이건 산업화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이 반복되는 줄을 서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다 가고 싶어 하죠. 우리는 왜 일상에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걸까요? 제가 게임을 즐기고 영화를 보는 니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주인공이 되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거든요. 이것들을 게임이나 영화에서 실현시켜주는 거예요. 공간에서는 내가 주체가 아니라 공간이 주인공이죠. 근데 만약에 이를 반대로 바꿀 수 있으면 어떨까요? 공간에서의 경험이 영화나 게임보다도 더 재미있을 수 있다면요?
공간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야기가 주인공
우리의 현실 공간 자체가 게임 속 공간처럼 펼쳐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진짜 재미있겠죠.
이건 실제로 제가 만든, 저희가 만든 게임의 한 장면인데요. 실제로 이 등장인물처럼 똑같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정동밀서’라고 하는 야외방탈출 게임은 일종의 세계관을 경험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광화문의 교보문고에서 의문의 전화를 발견하고, 그 전화를 받고 있으면 전화가 울립니다. 그래서 당신은 독립운동의 주인공이 되어 위기 상황에서 독립 자금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특명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여기 등장인물처럼 정동길 일대의 역사적인 공간들을 다니며 실제로 여러분이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 단서의 실마리들을 찾아가고,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흥미진진한 영화 속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합니다. 보통 이 경험을 마치면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감동을 받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이 경험은 영원히 기억되겠죠.
우린 지금까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공간에 대한 디자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요. 사실 거기서 늘 고려하지 못했던 건 이야기입니다. ‘내러티브’요. 이 내러티브를 지금까지는 단순히 발견하게 만들었습니다. 읽거나 시청하게 하거나의 방법으로요. 그런데 만약 반대로 여러분이 게임을 하듯 내러티브가 여러분의 행동과 반응에 따라서 전개되고, 그 상황에 따라 공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건 어떤 가상의 게임보다 훨씬 압도적인 몰입감을 줍니다. 여러분의 의도에 따라 동선을 만들고, 남이 만들어준 동선이 아니라 여러분의 의지대로 길을 만들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즐겨도 모두가 개별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 진짜 좋겠죠. 여기에 실감 기술이 접목된다면 어떨까요? 어디 가서 ‘열려라 참깨!’ 하면 갑자기 문이 열리거나, 사물 카메라를 비추면 증강현실처럼 보이지 않던 걸 드러내고 전화를 받거나 하죠? 아니면 GPS로 위치를 찾아가는,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그런 상황들을 진짜 여러분 앞에서 하면 재미있겠죠? 그런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일상에 있는 여러분과 이야기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조들을 기술적으로 풀어낸다면 어떻게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내러티브에 덧붙여 영상에서 잠깐 보시는 것처럼 AR이나 GPS나 챗봇, 교통카드, NFC라든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실감 기술들을 스토리에 접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듭니다. 이것을 저희는 리얼월드라고 부르는데요. 말 그대로 여러분의 일상에서 곧바로 모험의 세계로 떠날 수 있는 포털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든 실내에서 즐기는 것들, 야외에서 즐기는 것들을 포함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저작도구를 제공해 6000개가 넘는 온·오프라인 게임들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전국 250개가 넘는 한국의 지역, 해외 18개국에서 저희가 만들어 놓은 콘텐츠들이 지금도 플레이 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 때문에 2022년도에는 저희의 서비스와 콘텐츠가 MZ세대의 메가트렌드로 선정될 만큼 주목받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플레이되다
제가 사례를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핵심은 결국 아까 노는 게 제일 좋았던 일상에서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 없이 혹은 내가 의미 있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경험이 어떠한 형태의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걸 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저희는 요즘 힙하다는 성수의 이면에 주목했습니다. 성수에는 일반 이런 지식산업빌딩과 같은 재미없는 빌딩도 많죠. 평소에는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이곳을 신나게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 가득 있는 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9개가 넘는 SF, 로맨스, 공포 등의 다양한 게임들을 바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곳은 1년 만에 연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성수의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내부를 볼까요? 안에서 보면 많은 젊은 분들을 비롯해 다양한 세대와 가족들이 모두 신나게 즐길 수 있는데요. 보통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다 동일한 경험을 하기 때문에 줄을 서야 됩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전부 각자의 이야기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자기 세계에 이미 점프해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평범한 공간에 흥미로운 경험들이 모여 있을 때는 다르다는 겁니다. ‘공유될 수 없는 경험은 확산될 수 없다’는 명제가 있는데요.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아주 다른 게임들이 있거든요. 집이라는 같은 공간이지만 수많은 게임과 영화들이 있는 것처럼요. 같은 공간인데 다른 경험을 계속해서 시청하고 플레이 하는 것처럼, 공간에서도 여러 콘텐츠가 있을 때 ‘이번에는 이걸 했지만 다음에 또 와서 또 다른 거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재방문하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리얼월드 ‘팝업 스토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시 소멸이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소멸 가능 지역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곳에서 ‘많이 오세요, 숙박권 드려요, 상품권 드려요.’ 하면 사람들이 올까요? 사실 사람들이 찾아갈 이유를 주지 못하는데요. 사람들이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을 진짜 즐기게 만들면 좋겠는데 말이죠. 최근에 저희는 강원도의 폐광지역과 관련된 캠페인을 관광재단과 함께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강원도 폐광지역의 일부 장소에 가보시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 봐야 될 장소’라고 할 정도로 진짜 좋은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머릿속에는 이 지역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합니다. 다양한 곳에 광고를 해도 사람들은 보지 않고요. 저희는 아예 번화한 곳에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는 공간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아예 강원도 폐광지역에 온 듯 경험할 수 있는 형태의 팝업을 만들었습니다. 팝업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게임을 즐기고, 여기서 경험하신 분들이 실제로 강원도 지역에 방문하는 형태의 전략을 만들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오픈하자마자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즐기고, 경험해 보니 이 지역이 너무 좋다는 걸 알게 된거죠. 그리고 이 폐광지역으로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그런 성공적인 캠페인들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더 중요한 건 폐광이라고 검색하면 항상 부정적인 이미지가 연관 검색어로 떠오르는데요. 이제는 폐광하면 오히려 팝업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 여기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네’라고 들여다보게 만드는 트리거를 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형태의 경험을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도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법
다른 예를 좀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선 강연에서도 메모리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전시관이나 기념관들 같은 의미 있는 장소들입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들은 진짜 안가려고 해요. 왜냐하면 재미없고 너무 엄숙하고 수많은 텍스트들만 가득 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공간도 너무 멋지고 정말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잖아요. 이 이야기를 플레이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희는 로스트워즈라는 콘텐츠, 또 탈옥과 같은 여러 흥미로운 이 공간과 관련된 체험형 콘텐츠를 협업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기억을 잃은 참전 용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직접 주인공이 된 것처럼 플레이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플레이가 끝나고 나서 진짜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여기에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다국어 콘텐츠까지 제공해요. 하지만 여기 있는 분들이 사실 아무도 뭐 읽어보라고 하지 않아요. 자신의 흐름대로 이야기들을 따라가면서 몰입하고 있는 장면들을 그대로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갑자기 수천 명의 잼버리 영국 대원들이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있었죠. 이분들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체험형 콘텐츠가 필요했는데요. 보통의 경우라면 수천 명의 사람들을 가이드하고 안내하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일 겁니다. 이런 인터랙션 시스템이 있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한꺼번에 몰려와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삼삼오오, 자기 속도에 따라서 플레이 하시면 됩니다.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평소에 저런 글자들을 읽지도 않잖아요. 근데 저런 스크린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면서 이야기의 단서를 찾고 흐름들을 쫓아가기 위해서 정말 노력하고요. 이게 얼마나 화제가 되었느냐면, 갑자기 UN군 부사령관이 오셔서 학생들이 엄청나게 즐기고 있더라는 거죠. 그래서 뭔지 들여다보다가 본인도 플레이하고 완전히 팬이 되셨어요. 그래서 이 체험을 엄청나게 홍보하기 시작하신 거예요. 또 저희에게 다른 장소에서도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도시에 있는 많은 공간들은 대부분 재미없는 공간이잖아요. 하지만 오히려 공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개연성 있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죠. 그러면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평범한 도시 공간들을 흥미로운 이야기를 체험하는 곳으로, 가족들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다니면서 도심을 누리는 이런 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초반에 말씀드렸던 정동길 일대에서 다니는 사람들의 체험 캠페인은 43일동안 5만3000명이 즐겼습니다. 아무런 가이드가 필요 없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 각자 충분히 즐기는 순간을 만들어낼 수가 있죠. 보통 지금까지 어떤 도시에서 경험하면 다 걸어 다니는 것만 생각하세요. 왜냐하면 공간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도시 전체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죠. 자동차도 있고 자전거도 있고 많이 있잖아요. 도시 전체를 즐길 수 있는 그런 형태의 경험을 만들 수 없을까요? <다빈치코드>나 <내셔널트레저>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도시와 국가를 다니면서 하는 경험들이 멋지다고 생각하잖아요. 우리도 만들면 되죠. 차를 타고 도시 전체를 누비면서 도시를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여가를 제공할 수 있고요. 기존에 우리가 보고 있던 예능, 영화들을 체험형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우리가 원하는 공간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도시
다음 주부터 성수 전체가 엮이고 들끓고 넘치는 축제 ‘리얼월드 성수’가 열리는데요. 저희가 하려고 하는 건 이겁니다. 이제는 콘텐츠로 도시를 새롭게 규정하고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요. 기존의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중심으로 도시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성수 전체를 세계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무리를 좀 지을 건데요. 저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태어났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서 어느 날 인터넷이 생겼고, MP3 플레이어를 재생하고 이제는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디지털로 이동한 세대인데요. 지금의 MZ세대라고 불리죠. 그리고 MZ세대들은 디지털에서 태어났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죠. 아날로그에 태어났던 사람들은 디지털이 신대륙이었어요. 반면 디지털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어떨까요? 오프라인 공간, 현실 공간의 신대륙입니다. 저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특별한 경험을 찾고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현실 공간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이젠 MZ와 알파세대가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70%에 이릅니다. MZ와 알파 세대가 이제는 소수가 아니라 세상의 중심입니다. 이들은 현실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을 원합니다. 집에 계실 때나(코로나 때도 마찬가지고) ‘지금 뭐 먹지?’ 하면 배달의 민족이나 우버잇 같은 서비스를 떠올리잖아요. ‘뭐 볼까?’를 떠올리면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오늘 뭐하지?’’주말에 뭐하지?’’휴가 때 뭐하지?’라고 하면 어떤 솔루션이 생각나시나요? 아마 바로 생각이 안 나실 거예요. 반대로 말하면 모두가 지금 뭔가를 원하고 있는데, 그 뭔가가 지금 완전 새로운 기회의 영역입니다. 이제는 웹소설, 웹툰처럼 이런 시청형 콘텐츠보다 ‘리얼 크라임씬 시리즈’나 역할극형, 파티형 콘텐츠 시장이 몇 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는 규모가 됐습니다. 공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수천 명이 들어가서 체험하는, 또 한 번에 수십만 명이 즐기는 형태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젠 반대로 말하면 도시 전체가 하나의 플레이어블(playable) 공간이 됩니다. 이젠 해외를 가더라도 단순히 박물관에 가서 전시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원하는 거죠. 어른들도 모두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그래서 우리가 속하는 모든 영역들이 이제는 플레이어블 형태로 바뀔 겁니다. 이 경험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즉시, 그리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느냐에 따라서 도시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제의 도시가 있고 오늘의 도시가 있다면 내일의 서울, 내일의 도시는 엮이고 들끓고 넘칠 수 있는 완전한 새로운 경험들로 넘쳐날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삼성전자는 2020년 CES에서 아예 이렇게 선언을 했어요. ‘다가오는 10년을 경험의 시대는 이제 기술과 현실 공간들이 완전히 융합하고 사람들이 소통하고 경험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뀔 시대’라는 것이죠. 그래서 이 말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은 거대한 무대이고 우리 모두는 플레이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있죠. 이를 도시 관점에서 보면 도시야말로 거대한 놀이터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플레이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놀이를 여러분이 만들고 함께 향유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블(playable) 시티 그리고 인플레이싱(in-playing)하고 휴머나이징 할 수 있는 더욱 역동적인 도시를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