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 소개말
이현성 / 홍익대학교 교수 · 2025 서울디자인국제포럼 MP
이번 2025 서울디자인국제포럼을 통해 ‘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를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의 의미와 시작점,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해 잠시 공유드리며, 오늘 포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사전에 서울디자인국제포럼으로 많은 시민들께서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이 직접 생각하는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매니페스토 형식으로 담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디자인의 방향은 ‘좋은 사회’를 위한 가치 구현의 수단이자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또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다양한 활동과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선진 도시들은 디자인을 단순히 외적 환경을 꾸미는 수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선언, 즉 ‘매니페스토’가 필요합니다.
산업화 시대에 디자인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했던 것처럼, 이제는 ‘오늘날의 디자인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선언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매니페스토’라는 용어는 정책분야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비롯한 사회· 문화 전반에서 지향점을 설정하고 공유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울은 지금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흔적을 남겨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과정을 함께 되돌아보며, 앞으로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정립하고자 합니다. 전문가분들께서는 잘 아시다시피, 이미 1910년대 근대화 시기부터 디자인의 방향성과 철학은 여러 선도적인 인물들에 의해 선언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데 스틸(De Stijl)’과 같은 선언은 산업 시대의 지향점을 디자인적으로 제시한 사례이며, 오늘날까지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 가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암스테르담 아젠다’는 건축이 추구해야 할 12가지 가치를 선언함으로써 이후 세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등대 역할을 했습니다. ‘사회적 디자인 비엔날레’의 개최지였던 위트레흐트(Utrecht)에서는 10년의 성과를 기념하며 ‘위트레흐트 선언’을 발표하여 좋은 사회를 위한 디자인의 10가지 지향점을 제시했습니다. 200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교토 디자인 선언’은 지속 가능하고 인간 친화적인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몬트리올 디자인 선언’은 디자인의 가치를 통해 사회를 위한 디자인의 실현 가능성을 논의하였습니다.
이처럼 공공디자인과 도시디자인의 지향점을 명확히 한 여러 선언들이 세계 곳곳에서 선구자들에 의해 발표되어 왔습니다. 특히 서울은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선정되며 ‘서울디자인선언’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선보이는 ‘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는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선언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가는 첫 번째 디자인 매니페스토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시작은 미비할 수 있지만, 앞으로 서울과 대한민국이 공공디자인과 도시디자인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참여와 협력의 방향성을 함께 설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선언의 명칭을 ‘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라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서울은 _____이다”라는 주제로 시민 여러분께서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의견들은 향후 서울이 지향해야 할 디자인 정책과 도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는 결국 함께 만드는 우리의 약속이며, 디자인을 통해 서울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공유된 선언이자 다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시민이 바라는 디자인 매니페스토’의 취지와 과정을 간략히 설명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