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2] 커뮤니티에 의한 디자인: 뉴욕시 정부 내 공동체 권한 강화를 위한 실천
세션2
“커뮤니티에 의한 디자인: 뉴욕시 정부 내 공동체 권한 강화를 위한 실천”
디아나 유 / 뉴욕시 경제기회국 산하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 부국장
서론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어 정말 큰 기쁨이자 영광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저는 디아나 유이고,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 발표 시간 동안, 여러분을 제가 일하고 있는 도시, 무려 7천 마일 떨어진 뉴욕으로 잠시 모시고 가보려 합니다.
뉴욕이라고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화려한 고층 빌딩이나 랜드마크, 오랜 역사, 그리고 ‘빅애플 (Big Apple)’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실 거예요. 하지만 저희 팀,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그런 뉴욕의 상징적인 면보다 뉴욕에 사는 사람들, 즉 이 도시를 ‘집’이라고 부르는 시민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뉴욕은 약 800만 명이 살아가는 거대한 도시입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인종 차별, 빈곤, 높은 생활비 같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과 매일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복지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팀은 뉴욕시 정부 내에서 시민과 공동체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저희 조직인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가 어떤 곳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먼저 소개드리겠습니다. 이후에는 서비스 디자인이 무엇인지, 저희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의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저희가 사회복지 서비스와 시 정부를 바라볼 때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를 설명드리고, 실제로 저희 팀이 진행했던 프로젝트 사례를 몇 가지 소개드리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과 서울시를 위한 주요 시사점과 교훈을 함께 나누면서 발표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 소개
그럼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가 누구인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뉴욕시장실 경제기회국 소속의 시정부 직원입니다. 저희 기관은 혁신을 통해 빈곤을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고, 그 일을 해내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저희 팀,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저희는 저소득 주민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 전념하는 미국 최초의 팀입니다.
구체적으로, 저희는 2017년부터 뉴욕의 모든 시민이 공공서비스를 더 쉽게 이용하고 존엄을 지키며, 효율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 조직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던 서비스 디자인과 지역사회 중심 디자인의 방법을, 특히 뉴욕시 맥락에 맞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디자인과 서비스
이제 서비스 디자인이 무엇인지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먼저 서비스를 정의해 보겠습니다. 서비스는 누군가가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이 포럼에 오고 자리에 앉는 게 여러분의 목표였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하철이나 기차 같은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셨을 겁니다.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돕는 서비스가 있는 구조입니다. 또 다른 예로 신분증(ID)을 발급받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려면 사무실에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절차를 밟는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즉, 두 경우 모두 서비스로 목표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방금 든 예들은 사회복지적 성격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사회복지 서비스는 공동체가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교통과 신분증 발급 같은 것뿐 아니라, 식품, 주거, 의료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바로 이 영역들이 저희 팀이 집중하는 서비스입니다.
앞서 서비스를 정의해 보았으니, 이번에는 ‘디자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통 사물의 겉모습이나 형태를 떠올립니다. 물론 저희 팀도 아름다운 디자인과 보기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디자인이란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서비스디자인’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설계하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매끄럽고 일관된 경험을 만들기 위해 서비스의 모든 요소를 조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여러 접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 도구, 기술, 그리고 소통(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것이 서비스의 일부가 됩니다. 예시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으러 간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서비스 경험을 구성하는 접점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먼저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접수 데스크에 있는 담당자의 태도나 감정 상태가 좋지 않다면, 그것만으로도 이용자의 서비스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도구와 기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력용 핀패드가 고장 나 있다면 그것 또한 서비스 경험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통이 있습니다. 이것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제공 받는 안내문, 브로슈어, 신청서와 같은 문서들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소들 또한 이용자가 느끼는 서비스 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협력적 디자인 프레임워크
이제 서비스와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을 정의했으니, 이번에는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가 정부 내에서 디자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정부의 시스템은 위계적인 구조, 즉 하향식으로 운영됩니다. 대통령이나 시장 등 위에 있는 사람이 결정을 내리면, 그 지시에 따라 서비스가 기획되고 개발되며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지역사회가 단순히 서비스를 전달받는 수동적인 존재로 머무르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이러한 위계적 구조에서 벗어나, 커뮤니티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즉, 지역사회가 서비스의 중심에 서고, 사회적 서비스가 지역사회의 필요와 경험을 기반으로 설계·개발·운영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업무 절차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형평성과 접근성을 서비스의 핵심 가치로 둡니다. 또한 미국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억압의 구조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결국 저희의 목표는 일하는 방식과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공동 디자인(Co-Design)’ 프레임워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 워크는 ‘Design for(대상을 위한 디자인) – Design with(함께하는 디자인) – Design by (직접 참여하는 디자인)’의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여러분이 어떤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을 때, ‘나는 지금 대상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가, 혹은 함께하는 디자인, 또는 직접 참여하는 디자인(Design by)을 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람을 위한 디자인
일반적으로 도시 정부의 서비스는 공동체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디자인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시민이 사용하기 편한 구조보다는 관리하기 쉬운 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도시 정부가 공동체를 위해 서비스를 설계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공동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Design with(함께하는 디자인)’과 ‘Design by(직접 참여하는 디자인)’의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접근 방식에서는 지역사회가 자신이 실제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는 주체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제 이러한 개념을 실제 사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먼저 ‘Design with’(함께하는 디자인)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함께하는 디자인
'Design with(함께하는 디자인)' 모델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주요 의사결정 단계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고, 다양한 기회와 방법을 통해 이들이 실제로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서비스 이용자와 시민이 단순히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과 서비스 설계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에 저희 팀은 뉴욕시 지역사회 정신건강국과 협력했습니다. 이 기관은 뉴욕 시민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서로, 당시 저희에게 “최일선에서 일하는 정신건강 담당 인력의 전문 역량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지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들은 ‘동료 지원 활동가(Peer Support Workers)’와 ‘커뮤니티 건강 활동가(Community Health Workers)’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건강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중독 문제를 겪었던 사람이 현재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직종은 뉴욕시에서도 비교적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이들의 커리어를 어떻게 지원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이에 지역사회 정신건강국은 내부에서 방향을 추정하거나 가정하는 대신, 저희 서비스 디자인 스튜디오와 협력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리스닝 앤 피드백 투어(Listening & Feedback Tour)’라는 접근 방식을 활용하여 이들의 경험과 요구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선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바로 저희가 말하는 ‘Design With’ 모델의 실제 사례입니다.
저희는 먼저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에서는 “전문성 개발과 관련해 도시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가?”, “어떤 주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 습니다. 즉, 어떤 의제를 다룰 것인지를 지역사회가 직접 결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희는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주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포커스 그룹을 구성하여,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력과 업무 경험에서 겪는 어려움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신건강이라는 주제가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참여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방식을 설계했습니다. 워크시트나 활동지를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식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총 135명이 참여했고, 30개의 주요 과제를 도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70개의 아이디어를 개발했습니다.
보통은 이 단계에서 조사를 마무리하지만,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검증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이 세션에서는 처음 만났던 구성원들을 다시 초대하여 “저희가 여러분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나요?”, “이 발언의 의미가 이런 것이었나요?”와 같은 피드백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 검증을 마친 후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실제로 도시가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아이디어에 투표했습니다. 저희는 순위 선택 투표(Ranked-choice Voting) 방식을 도입하여, 참여자들이 “임금 문제에 집중해 주세요”, “경력 성장에 초점을 맞춰 주세요”와 같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70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10개의 핵심 실행 과제를 우선순위로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체 과정이 바로 ‘함께하는 디자인(Design With)’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설문조사, 포커스 그룹, 검증 세션 등 여러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의견을 수렴한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주도 디자인
이제 'Design by(직접 참여하는 디자인)’, 즉 공동체 주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끌어갑니다. 단순히 정부나 기관이 만든 사업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직접 그 과정의 주체가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희 팀이 운영하는 ‘디자인 바이 커뮤니티(Design by Community)’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건 일종의 참여형 행동연구 프로그램인데요, 쉽게 말하면 저희가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지역 주민들을 직접 ‘커뮤니티 펠로우’로 채용해서 그들이 자기 동네의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커뮤니티 펠로우들은 서비스디자인 조사 방법을 배우고, 그걸 활용해 자신들의 지역을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합니다. 즉, 기관 · 비영리단체 · 지역 주민이 협력하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는 뉴욕의 ‘핍스 네이버후드(Phipps Neighborhoods)’라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 단체가 코로나 이후 저희에게 이렇게 제안했어요. “우리 지역, 특히 브롱스에서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고 싶다.” 브롱스는 뉴욕 안에서도 기술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 공유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였죠.
그래서 저희는 핍스 네이버후드와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브롱스 출신의 여섯 명의 커뮤니티 펠로우를 선발했습니다. 이들은 기술에 관심이 많고,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지닌 사람들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이 프로젝트의 리더이자 동료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약 6개월 동안 다섯 단계의 과정을 거쳐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무대를 마련한다’는 단계로, 프로젝트의 방향과 목적에 대한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수많은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으로 붙이며 논의를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연구 목표를 세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브롱스 지역 주민들이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에서 디지털 도구를 탐색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청년, 중장년, 노년 등 다양한 세대의 주민들이 참여했습니다.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펠로우들과 함께 직접 지역사회로 들어가 이웃과 인터뷰를 하고, 포커스 그룹과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75명 이상의 브롱스 주민들이 참여했고, 그 결과를 모아 공동체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를 함께 논의했습니다.
이 협력적인 과정을 통해 펠로우들은 여러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이를 하나의 실행 계획으로 정리했습니다. 해당 계획은 비영리단체에 전달되어 지역에서 운영할 수업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성인층은 커리어 개발과 역량 강화에 관심이 많았고, 젊은 세대는 창업과 기술 학습에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약 4만 달러의 예산이 배정되었고,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중심으로 다양한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이 워크숍은 지역의 아티스트, 기술자, 커뮤니티 리더들이 직접 이끌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사례는 지역 주민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주체로 참여했을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Design by Community’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프로그램으로, 저 역시 뉴욕으로 돌아가 다시 이 프로젝트를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동체와 함께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주민 들이 단순히 ‘참여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저희는 뉴욕시의 또 다른 기관인 시민참여위원회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참여 예산제를 운영하면서, 시민들이 예산과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파트너십과 주민 주도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동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계속 넓혀갈 계획입니다.
서울을 위한 주요 제언
서울을 위한 몇 가지 핵심적인 교훈과 제안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먼저, 기존 정부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아까 시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저는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라는 말이 어쩌면 조금은 어렵고 전문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서비스 디자인은 사실 누구나 자신의 일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자 사고방식입니다. 정부는 많은 구성원이 함께 일하는 거대한 조직입니다. 그 안에서 서비스 디자인은 시민을 위한 일의 방식을 개선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뉴욕시 정신건강국 등과 협력하며 이 마인드셋을 실제 행정에 적용해 왔습니다. 사람들이 익숙한 틀을 넘어 새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또한 저는 ‘파워 체크리스트’라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업무 속에서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공유할 수 있을지’를 단계별로 점검할 수 있는 실천 가이드입니다. 여러분이 자신의 업무나 프로젝트에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하고 싶다면, 제 웹사이트에 접속해 이 도구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로 지역사회와 의미 있게 연결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교훈은 참여적 행동 연구(Participatory Action Research)를 통한 ‘권한의 전환’입니다. 사람들이 단순히 자문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직접 연구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도시 정부는 이미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지역사회 주민들도 충분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들을 신뢰하고 초대하는 것, 아니 어쩌면 ‘테이블’을 완전히 없애고 그들이 주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이 바로 Design by Community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힘이 도시 행정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물론 뉴욕처럼 복잡한 관료 체계 속에서 쉽지는 않지만, 서비스 디자인은 ‘다르게 생각하기를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사람들과 함께 디자인(Design with)’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나아가, ‘사람들이 직접 디자인(Design by)’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계신가요? 저희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는 바로 이 ‘Design by’의 단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즉,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권한을 나누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늘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