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토론] 사전 · 현장 질의응답

종합토론

좌장
김주연  서울특별시 제1대 총괄 공공디자이너

패널
헬레 소홀트  GEHL CEO & 공동설립자
우베 크레머링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CEO
소지혜  로레알코리아 그룹홍보 및 지속가능성 부문장
디아나 유  뉴욕시 경제기회국 산하 서비스디자인 스튜디오 부국장
김병수  주식회사 미션잇 대표

질의응답 – 사전등록 질문
[(좌장) 김주연]
제가 드리는 질문은 마무리됐고, 시민들이 많은 질문을 보내주셨습니다. 모두 질문할 수는 없으니, 연사 한 분께 한 가지씩만 드리겠습니다.

먼저 헬레 소홀트 대표님, 얀 겔의 도시디자인 원칙은 시민에게 매력을 주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서울의 공공디자인이 실제로 ‘살기 좋다, 자랑스럽다’는 도시가 되려면, 특히 어떤 하나를 가장 신경 쓰면 좋을지 꼽아 주십시오.

[헬레 소홀트] 
서울이 앞으로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공공공간에 집중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건물을 짓거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능합니다.
저는 서울이 일상의 삶을 위한 공공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으면 좋겠습니다. 겔과 코펜하겐의 사례처럼, 한강에서부터 산까지 이어지는 연결망을 구축하고, 지역과 커뮤니티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도심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균형 있는 공간의 품질을 갖추게 되는 방향으로 발전 하기를 바랍니다.

[(좌장) 김주연]
감사합니다. 
아마 서울의 고 서울(GO SEOUL) 시스템과도 잘 맞는 답변이라 생각합니다.

[(좌장) 김주연]
다음은 우베 크레머링 회장님,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한 공공디자인 사례 중, iF에 접수되었거나 해외에서 보신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그리고 그 공통점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베 크레머링]
저는 구체적인 사례를 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왜 우리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느냐”며 연락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iF 디자인에서는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평가할 때 언제나 총체적인 관점에서 봅니다. 즉, 지속가능성은 별도의 항목이 아니라 전체 평가 기준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 비중은 20퍼센트입니다. 우리는 다섯 가지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고, 각각이 20퍼센트씩 동일한 가중치를 갖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평가 방식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이런 논의도 있었습니다. “1만 개의 출품작 중 상위 3개나 5개를 뽑아서 ‘그린 어워드’를 따로 줄까?”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방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출품작 전체, 즉 1만 개의 제품 모두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도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 아래, 외면하지 않고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이 형태나 아이디어, 기능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다면, iF 디자인 어워드를 받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른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사례를 제시하지 않고도, 이 설명이 질문에 대한 유효한 답이 되길 바랍니다.

[(좌장) 김주연]
감사합니다. 
‘총체적인(holistic)’이라는 말이 가장 와닿습니다.

[(좌장) 김주연]
다음은 디아나 유 부국장님, 오늘 코-디자인의 프로세스를 주로 말씀하셨는데, 정부나 의사 결정자가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로도 들립니다. 서울의 공공서비스디자인 상황을 모두 아시진 않을 수 있지만, 서울이 자극받을 수 있는 뉴욕의 혁신적 코-디자인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 주십시오.

[디아나 유] 
저는 제 작업 이야기를 예로 들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발표에서 소개한 Design by Community 프로젝트는 저희 팀이 수행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지역사회 참여가 가장 강한 사례입니다.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함께 개발했는데, 올해는 그 프로그램을 한 단계 더 확장하기 위해 뉴욕시의 또 다른 기관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발표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그때는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뉴욕시에는 참여예산제도(Participatory Budgeting)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서울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제도는 시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도시 예산이 어디에 쓰일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는 그들과 협력하여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좋아요, 시민들이 예산 사용처를 결정했으니, 이제 그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시민들이 직접 조사하도록 합시다.” 이것이 올해 저희가 시민참여위원회와 함께 시범 운영 중인 협력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People’s Money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뉴욕시의 관련 자료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저희의 아이디어는 명확합니다. 뉴욕에는 코디자인과 시민 참여의 힘을 키우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Design by Community’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떤 협력 모델이 효과적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목표는 궁극적으로 시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즉, 시민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단순히 정부 예산으로 지원받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아이디어의 실행과 연구 과정까지도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저희가 시민참여위원회와 함께 시범 운영 중인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이름은 피플스 머니(People’s Money)라고 하는데, 뉴욕시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저희의 아이디어는 명확합니다. 뉴욕에는 코디자인과 시민 참여 권한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저희는 디자인 바이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떤 협력 모델이 효과적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목표는 결국 시민의 권한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것입니다. 즉, 시민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단순히 정부의 예산으로 지원받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행되고 연구되는 과정에도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좌장) 김주연]
감사합니다.
전체 말씀을 보면 관통되는 지점들이 있어 아주 즐거운 디자인 포럼인 것 같습니다.

[(좌장) 김주연]
다음은 소지혜 부문장님, 지역사회 지원을 과제로 삼은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브랜드 관점에서 서울의 도시디자인이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 그리고 서울시가 추구하는 가치에 기업, 특히 로레알은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소지혜] 
답변에 앞서 로레알의 지역사회 지원 구체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로레알은 전 세계 37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뷰티기업이며,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맞춘 ‘브랜드 코치 프로그램’이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민감성 피부 브랜드 ‘라로슈포제’는 항암치료로 피부 트러블을 겪는 환우분들을 위해 병원 · 암센터와 협업해 피부 트러블 예방과 케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작년 기준, 다양한 브랜드 코치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450만 명이 넘는 수혜자를 도왔습니다.

둘째, 기업 차원에서는 취약계층 고용을 돕기 위해 ‘포용적 소싱 정책’을 운영합니다. 협력업체 선정 시 시니어·장애인 고용, 여성 운영 기업 여부 등 요소를 고려합니다. 작년 기준, 이 정책을 통해 7만 명이 넘는 취약계층 고용에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 정책과 공공의 인프라 · 네트워크를 결합해 확장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공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경 · 사회 문제를 기업의 인프라와 리소스로 어떻게 해결할지 ‘접점’ 을 찾는 것이 핵심이며, 그 출발점은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좌장) 김주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김병수 대표님께. 누구나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해 오셨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지, 그 보람이 포용사회로 가는 데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병수]
아까 말씀드렸듯, 저희는 콘텐츠도 다룹니다. ‘MSV 소셜 임팩트 시리즈(Meet Social Value)’라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통약자와 공공디자인’, 두 번째는 ‘장애인의 직업 다양성’, 세 번째는 ‘장애 · 비장애 아동의 포용적 놀이’, 이어 ‘안전’, ‘시니어’, ‘포용적 도서관’ 등 포용과 접근성 주제로 계속 책을 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포용적 놀이를 주제로 책을 낸 해에는 ‘포용적 놀이 공간’을 다룬 팝업 전시도 했습니다. 전시 공간에서 장애 · 비장애 아동과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님들이 함께 와서 마음껏 뛰놀며 의견을 주셨습니다. “우리 아이가 장애로 특별히 구분되지 않아 좋았다”는 피드백이 특히 기억납니다. 보통은 장애가 ‘특별한’ 무언가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느끼셨던 거죠. 아이들이 모두 똑같이 뛰놀고, 똑같이 즐기며, 차별 없이 어울릴 수 있었던 그 경험 자체가 부모님께 큰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장애 아동의 부모님은 저희가 낸 ‘포용적 놀이와 놀이공간’ 책을 자신의 미용실에 꽂아 두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 책에 담긴 가치와 내용은, 장애 아동에 대해 잘 모르는 다른 부모님들도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책을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감사의 이메일을 직접 보내주셨습니다.
그때 ‘내가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이 일을 계속 잘해 나가야겠다’는 확신과 보람을 크게 느꼈습니다.

[(좌장) 김주연]
들으면서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지는데요. 그런 일을 개인이 하고 계시다는 점도 굉장히 놀랍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의응답 – 현장 청중 질문]
[(좌장) 김주연]
이제 청중석에서 질문 있으시면 받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부탁 드립니다.

[참가자 1]
안녕하세요. 오늘 모든 강연 잘 들었습니다. 저는 UX 디자인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했고,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입니다. 
오늘 기조연설을 들을 때부터 꼭 여쭤봐야겠다고 생각한 질문이 있어서, 헬레 소홀트 대표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기후테크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탄소 저감과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공부하고 알면 알수록, 인간은 더 ‘줄여야 한다’, 더 ‘배워야 한다’, 더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는 MZ세대에 속한 29살 청년인데요, 요즘 들어 제 주변을 보면 점점 개인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이게 단순히 트렌드 때문인지, 아니면 기후위기 같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 일종의 허무감을 느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전체 강연 내용, 특히 대표님 기조연설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전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는 거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물론 모이는 게 중요하다는 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저는 ‘왜 우리가 연결되어야 하고, 왜 모여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모여야 한다는 말은 너무 당연하게 들리지만, 저는 그 ‘당연함’의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 근거를 알게 되면, 더 깊이 공감하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헬레 소홀트]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현대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생활 방식, 그리고 개인 중심적 사고에는 사람들을 점점 더 개인화된 방향으로 끌어가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제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집에 세탁기가 있고,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영화를 보고, 심지어 이제는 집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굳이 함께 모여야 할 ‘필요’가 거의 없어졌죠.

하지만 사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있어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인간 본성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느끼려는 욕구는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도시 단위로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긴밀한 공동체를 가진 도시일수록 회복탄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 재난이나 환경적 위기가 닥쳤을 때, 이미 관계가 단단히 맺어져 있고, 사교적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공동체일수록 훨씬 더 빠르게 회복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서로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단지 개별적인 욕구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욕구를 가진 존재입니다. 우베 회장님께서 이야기한 ‘고립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도시 안에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창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이것은 시민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공공공간은 우리가 함께 소유하는 공간입니다.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모두의 것입니다. 그것은 도시 안에서 공유되는 집단적 시스템이며, 그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회가 존재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공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공 시스템 속에서 개인이 스스로 ‘이 공동체의 일부로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순환을 완성하게 됩니다. 
조금 길었지만, 답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좌장) 김주연]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 어떻게 보면 우리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서도 그런 연결된 관계 (attached)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는 관계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상태, 즉 ‘분리되어 있는 상태(detached)’가 오히려 더 행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질문을 해 주신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음’만큼이나 ‘적당한 거리두기’ 속의 행복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좌장) 김주연]
혹시 또 다른 질문 있으신 분 계신가요?

[참가자 2]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저도 헬레 소홀트 대표님께 질문드립니다. 
먼저 『Life Between Buildings』는 제 인생의 책이라고 할 만큼 정말 감명 깊게 읽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제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책입니다.

현재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동시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들이 앞으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 북유럽, 특히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도 이민자와의 갈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도시 공간 안에서 포용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접근 하고, 또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그와 관련된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헬레 소홀트]
북유럽 국가들에서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다양하고 사회적으로 혼합된 개발 구조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즉, 한 지역 안에 여러 유형의 주거 형태를 함께 구성해, 저소득층이 한 지역에만 모여 살거나, 이민자들이 따로 떨어져 살거나, 부유층만 또 다른 지역에 모여 사는 식으로 계층별로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혼합형·고밀도·보행 중심의 생활권형 도시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주택정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앞서 언급했듯, 저는 덴마크 정부에 정책 자문을 했던 한 위원회의 일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희가 정부에 제안했던 것은, 모든 신규 개발사업에서 최소 30%는 반드시 ‘적정가 주택’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덴마크에는 ‘비영리 주택’이라는 주거 유형도 있습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사회주택과는 다릅니다. 비영리 재단이나 협동조합이 운영하며, 임대료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시민이 쉽게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입니다. 현재 덴마크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25%)이 이러한 형태의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도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민자, 요양사, 청소노동자, 배달 기사, 병원 종사자 등 도시를 지탱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구조가 보장되어야 비로소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도시에는 이민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 간호사, 청소 노동자, 음식 배달 종사자,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시는 결코 한 나라의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 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혼합형 주거지를 만드는 접근 방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도시의 물리적 설계나 건축 방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경제 모델, 사회 정책, 주거정책까지 함께 설계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서는 임대 보호 제도를 통해 입주민이 부당하게 퇴거당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대료가 매년 일정 비율 이상 급격히 오르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메커니즘들이 시장 논리와 균형을 이루어야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도시(cities for all)’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좌장) 김주연]
네, 감사합니다.
이제 시간이 다 되어 2025 서울디자인국제포럼을 마치겠습니다.

오늘 포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시고, 끝까지 토론을 함께해 주신 연사님들께 시장님과 서울시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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