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콘텐츠는 2020 서울디자인국제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을 요약 및 편집하여 발표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게재되었습니다.


발표자: 조서윤 (㈜다원디자인 대표)


2020년 코로나의 확산은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근무 형태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였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한 컨셉의 근무환경이 구축되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나름대로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기업마다 좀 더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절충의 시간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을 조화롭게 이어주는 공간과 안전 우선의 공간 사이에서의 접점을 찾기 위한 디자이너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공간에 대한 철학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피스 형태의 변화

최근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오픈 오피스(Open office) 이후 새롭게 대두된 스마트 오피스는 사람 중심의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공간을 위한 개념이다. 협업과 협력을 지향하고, 지정 좌석이 아닌 사무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근무 활동에 맞는 다양한 환경을 추구한다.

더불어 새로운 업무공간 디자인의 개념으로 스마트 오피스를 넘어 애자일 오피스의 시도도 요구되고 있으며, 보다 유연한 근무형태 (재택과 사무실 근무의 혼용 형태)와 하나의 공간이 물리적으로 쉽게 변화 가능한 디자인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사항을 업무공간에도 지속적으로 반영 가능하게 하고 있다.




1974년도의 오픈오피스는 CPU, 모니터가 즐비한 단순한 레이아웃으로 구성되어 있고, 개인의 프라이버시(privacy)를 위해 모듈로 된 파티션이 있다. 시간이 지나 상단 우측의 사진의 오피스에서는 독립 공간을 없애고 임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스테이션 단위로 업무공간을 사용하며 여전히 높은 높이의 파티션으로 개인 공간을 분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업무공간 내 파티션 높이가 많이 낮아졌고, 임원과 직원의 자리 배치에도 변화가 생겼다. 노트북의 등장으로 책상 공간이 넓어지고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강조되면서 리빙룸(living room) 형태의 워킹 라운지(working lounge)가 조성되었다. 사무실 내 휴식공간과 식물들이 배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 오피스가 시작되었고, 심지어는 이전까지 계속 유지되어왔던 파티션이 없어지며 더욱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최근의 오피스 형태, ABW(Activity-based working)

가장 최근의 스마트 오피스 형태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기 위해서 내부에 계단을 설치하고 곳곳에 회의실(meeting room)과 협업 공간을 삽입하여 직원들이 각각의 성격과 업무에 맞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이러한 형태를 ABW(Activity-based working)라고 한다. 이는 근무자 각각의 성격에 맞는 자리에서 일을 하고 공공(shared)공간을 같이 공유하는 형태의 사무실을 일컫는다.


ABW(Activitiy-based working) 오피스

Veldhoen and Company

공간 리서치 기업인 Veldhoen and Company의 오피스 공간은 가장 중요한 공간에 워킹라운지를 조성하여 협업을 극대화시키면서 생산성을 높이려고 노력한 형태의 업무 공간을 구축하였다. 휴식 공간으로서의 라운지가 아니라 일을 하는 공간으로서 라운지로 기능하는 이 공간을 워킹 라운지라 한다.

Boston Consulting Group NY Office

Boston Consulting Group Seattle Office


뉴욕에 있는 버스 컨설팅 회사의 오피스 공간은ABW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사례이다. 라운드 쉐입(round shape)의 벽면은 지나가면서 누구든지 인사할 수 있고 협업을 강조하는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같은 기업의 시애틀(Seattle)지사 오피스에도 중요한 공간에 리빙룸(living room)과 라이브러리 (library)같은 형태의 워킹라운지를 조성해서 직원들이 원활하게 협업 할 수 있도록 했고, 한국 지사의 경우 입구를 하나로 하여 2층의 근무자도 1층을 거쳐야 출입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직원들이 한 번씩은 만날 수 있게 유도를 하고 있다.


애자일 워크플레이스(agile workplace)의 등장



업무 공간은 워크플레이스(Workplace)에서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로 바뀌고있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 더 액티브(active)한 형태의 애자일 워크플레이스(agile workplace)가 등장했다. 이 발전의 목적은 업무 능력의 향상과 효율적인 공간 활용, 각 회사의 조직 문화를 반영하고 조직의 변화에 유연(flexible)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본다. ABW는 스마트 오피스보다 더 바른 정의로 수행하는 업무 방식에 따라서 일하는 공간을 선택하는 자율성이 주어진 형태이다.



코로나 이후 오피스 패러다임의 변화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이 되면서 우리가 주목할만한 네 가지 이슈가 있다. 이는 오피스 환경에서 과연 우리가 대면(contact)을 해야하는가? 비대면(non-contact)을 해야하는가? 우리가 서로 만나서 미팅을 해야 되는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 패러다임도 변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도 재택근무의 형태가 있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업무 공간 내에서 모여서 일하는 형식이었는데, 지금은 일하는 형식과 공간이 변화하고 사내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협업을 할 때 필수적으로 대면하여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비대면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 되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위해 조금은 가벼운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기존의 전형적인 사무 공간은 규모가 크고 고정적인 형태였다면 이제는 가볍고 유연한 공간이 요구된다. 오피스 공간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위생, 프라이버시, 데이터 공유, 하드웨어의 배치, 온라인 컨퍼런스와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 재택근무 및 출퇴근에 대한 유연한 제도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네 가지 형태의 워킹 스페이스

새로운 사무공간을 필요로 하는 건축 사무실 사무공간의 사례를 통해 네 가지 업무 공간 형태를 알아보고자 한다. 


a. 회의 장소로 활용하는 컬쳐클럽 (Culture Club) 




첫번째는 전형적인 사무 공간을 줄이고 회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컬처클럽(Culture Club )을 조성하는 제안이다. 자유롭게 선 상태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중앙 공간은 배석의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기업 문화가 수평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b. 거점 오피스 (Co-Working space)





커뮤니티 노드(Community Nodes)는 거점 오피스를 만드는 제안이다. 즉 기존 사무실을 줄이되 센트럴 오피스(central office)를 유지하면서 집과 가까운 곳에 거점 오피스를 설치해서 일하게 하는 형태이다. 이는 현재 확산 추세에 있어 위워크(We Work), 스파크플러스(Spark plus) 등의 공유 오피스가 주목을 받아왔고, 코로나 이후 이들 공간은 거점 오피스로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KT에서 약 10년 전에 거점 오피스를 시도를 했는데 그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SKT는 2020년 다수의 거점 오피스를 성공리에 구축하여 점차 확산해 나가고 있다. 


c. 순환 근무제의 실행

근무일수를 나누어 일부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일하는 형태이다. 한국에서도 유한킴벌리, 네이버, 카카오, 롯데 면세점 같은 경우 이러한 순환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d. 오피스 재배치 (collective)





오피스를 재배치하는 경우는 미국의 Cushman & Wakefield 사무실 공간에 패턴이 있는 카페트를 깔아 책상을 배치할 때 일정한 거리를 두는 방법이나 버그마이어(Bergmeyer)가 순환 근무제를 위해 직원의 자리를 재배치한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그들은 사무실 상주 인원을 줄이고 공간 내 접촉을 줄이기 위해 그룹을 나누어 번갈아 출근하도록 하고, 배석 시 한자리씩 띄우고 교차하여 앉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파티션의 높이를 다시 높이거나 분리가 가능한 다양한 모듈러 가구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시대 애자일오피스와 오픈그라운드 프로젝트 사례

코로나 확산의 이후 새롭게 요구되는 오피스 공간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해당 기업은 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에 최대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애자일 오피스를 필요로 하였기에 오픈그라운드(open ground)와 마이룸(my room) 컨셉의 두 가지 제안을 진행하였다. 

첫 번째 컨셉 ‘오픈그라운드’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공간 유연성을 고려하였고, 전형적인 사무공간의 레이아웃으로 보이지만 고정된 룸을 제외하고는 라이브러리, 가구 등 모든 것을 이동식으로 구성하여 유연한 공간 활용성을 유도하였다. 두 번째 컨셉 ‘마이룸’은 공간을 나누어 개인을 분리시키되 다양한 타입의 개인 공간을 연출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는 개인별 집중 근무가 가능하며 동시에 다양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해당 기업은 건물의 여러 층을 오피스로 사용하고 있는데, 두 가지 컨셉을 각기 다른 층에 적용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현재 각각의 효율성에 대해 검증하는 기간 중에 있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장단점

예기치 못한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각 근무 형태의 장단점에 대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있다. 몇 가지 기준에 따라 근무 형태의 특성을 파악해보면, 우선 비용의 측면에서 기존과는 다른 영역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IT 기업의 경우 재택 근무자에게 책상과 의자, IT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고 있고 오피스 공간 내에서는 위생용품 및 방역과 관련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생산성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재택 근무의 경우 개인의 업무 효율은 증가하더라도 협업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장 근무는 협업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생에 대한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어 각 근무 형태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웰빙의 측면에서는 재택근무의 장점보다는 문제점을 언급할 수 있겠다. 주거 공간에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워크 앤 라이프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가 불분명해지고 개인의 주거 공간이 협소한 경우 근무 효율이 떨어지거나 소외감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워크플레이스를 위한 요소

코로나 이후 안전하고 효율적인 워크플레이스 조성을 위해 몇 가지 요소를 정리하자면 결국은 유연성(flexibility)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공간에서는 개방된 공간과 개인 공간(individual space)을 고려하여 닫힌(enclosed)공간이 공존해야 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특히 환기(ventilation)를 위해 현재 건물이 가지지 못한 환기 시설 또는 필터 시스템이 고려되어야 한다. 가능하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식물이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자동문이 열리거나 생체 인식에 의해 작동하는 터치리스(touchless) 보안 시스템의 형태도 요구된다. 화상회의 및 유선 컨퍼런스의 시스템 구축 또한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는 일종의 과도기에 위치하고 있다. 디자인 과정에서 많은 혼돈이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Design connects people’이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사람이 편하고, 행복을 느끼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형태의 디자인이 만들어져야 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성은 지속될 것이다. 공간은 기술적으로 끊임없이 진화 할 것이다. 전 세계 디자이너들은 계속적인 발전과 앞으로의 시대 변화에 대응하여 안전·편리 뿐만 아니라 환경과 자연을 고려하는 디자인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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