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건강도시의 역할
- 관리자
발표자: 남은우 (연세대학교 건강도시연구센터 교수)
1. 대한민국 도시별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현황에 대한 통계 수치
2020 년 1 월 20 일 한국에서 첫 COVID-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내에 빠르게 확산되었고, 2020년2월29일에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로 10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빠른 재확산 추세가 나타났으며 수도인 서울은 인구 10 만명당 53.13 명 확진자 발생으로 대구 · 경기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가 집계되었다.
국내 17개 시도 100,000 명 당 발생률
상단의 그림을 보면 2020년 10월 초 국내 7일 동안의 확진 사례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경기도와 서울의 환자수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만 명당 서울시 구별 환자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통계상으로 전국에서 경기도와 서울이 특별히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되었고, 환자 발생률이 높은 20개 지역을 통계 분석한 결과 대구, 경북 지역이 1위부터 13위 분포되어 있었는데, 이는 특수 종교 집단으로부터 기인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의 양평이 14위, 경상북도의 의성이 15위, 서울 관악구가 16위, 충청남도 청양군, 서울 성북구, 경기도 포천, 가평 순으로 나타났다. 역학 자료가 부족하여 원인은 파악할 수 없으나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를 가지고 발생 순위를 20위로 분류를 해본 결과이다.
2. 도시 계획에 있어서 건강도시디자인이 필요한 이유
우리가 주요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코로나 제로 지역에 대한 통계는 슬로우 시티(slow city)의 개념이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다. 현재 건강도시 사업을 하고 강원도 양구, 정선군, 경상북도, 울릉도, 독도 등의 지역과 슬로우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강원도 양구군, 남원시와 진안군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2020년 10월 시점 0명으로 나타난다. 이외에 순창, 부안, 고흥, 강진, 장흥 등 건강도시사업을 추진중인 도시들과 헬시 에이징(healthy ageing) 프로젝트를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슬로우시티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한 도시들의 특징은 비교적 교통수단으로부터 고립되어 있어 교통시스템 구축이 미비한 지역이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도시의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여 편리한 이동을 돕는 것이 과연 좋은 방향의 도시 계획인지, 또는 슬로우시티나 컴팩트 시티의 개념으로 해당 지역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시를 설계하는 것이 좋은 계획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3.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의 건강도시 계획
3.1. 도시간 또는 공항, 항구와의 접근성 재고
도시의 특징은 다양한 분야가 네트워크로 연결 되어 있어 특히 이웃 도시 및 주변 환경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앞서 통계 자료에서 서울시와 경기도가 비슷한 환자 발생률을 보이는 양상에 미루어보아 서울과 경기도가 같은 생활권이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이웃 도시의 문제에 우리 도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대도시는 공항을 통해 다른 도시와 연결되어 있고, 부산의 경우는 부산항이라는 큰 항구가 도시 네트워크의 중추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과 같은 감염병 확산 시기에 각 항구 마다 위치한 검역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보아야 한다.. 높은 인구밀도를 가진 도시일수록 공공화장실이나 상하수도시설, 위생 환경에 따라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으므로 도시가 공항이나 항구의 접근성이 높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가 밀도 있게 구축되는 것이 진정으로 좋은 도시계획 인지를 반성을 해봐야 할 시기이다.
3.2. 인구밀도를 줄이는 전략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도시의 사례들은 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 비교적 감염병 확산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도시 설계에서는 교통 분야와 공중보건정책 종사자, 코로나 바이러스를 진료하는 감염내과 의사들이 협업하고 그들의 적극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주상복합형이 좋은 건축 구조라는 인식을 가졌으나 감염병 위험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는 오히려 이를 기피해야 하는 시설로 인식할 수 있다. 붐비는 횡단보도를 재배치 하거나, 대형 마트의 규모를 고민하고, 다수가 모이는 문화나 종교 활동 시설을 어떻게 분산시킬 것인지 생각해야한다. 도시 거주 시민들의 의존도가 높은 대중교통 수단 있어서도 교통 문제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대중교통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좌석 배치를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이처럼 현재 도시 구조가 갖고 있는 높은 밀도를 분산화 시키기 위한 전략 구상이 필요하다.
3.3. 생태방역
서울, 경기 지역에 다수 존재하는 그린벨트는 개발하지 않고 방치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도시의 쉼터나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잉 개발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린 빌딩: ACROS Fukuoka(후쿠오카텐진공원) - 생태방역효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유효한 방역 효과는 백신이지만 개발과 효과가 아직까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도시 설계자들은 생태 방역 문제를 좀 더 깊고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후쿠오카의 시청 건물이나 서울시의 성공적인 사업 중 하나인 청계천 녹색도시 계획이 생태 방역에 효과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자전거 도로의 확장 또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를 두는 교통수단이자 다중 이용 교통 시설의 이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청계천 녹색 도시 계획 - 생태방역효과
COVID-19 Pandemic 대응 WHO 가이드라인
(1) 지역 계획을 통한 건강 위험 및 미칠 영향에 효과적 대응
(2) 위기,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예방 조치 강화
(3) 공중보건조치에 대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접근방식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및 호흡기 예절)
(4) COVID-19에 대한 검사 체계 보완을 통한 신속한 대응
영국의 Social Prescribing(사회적 처방)
하드웨어의 구축이 아닌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는 영국의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사회적 처방이란 의사가 만성질환이나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의학적 처방과 더불어 사회적 활동을 권고하고 처방하는 제도이다. 사회적 처방 계획에는 일반적으로 자발적인 지역 사회 조직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자원 봉사, 예술 활동, 그룹 학습, 정원 가꾸기, 요리 교실, 건강한 식생활 조언 및 다양한 스포츠가 있다. 런던 시청은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사회적 처방 프로젝트를 확대했다. 우리는 영국의 캠페인 사례를 통해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 건강한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음악, 예술, 고용, 녹지, 봉사, 운동 등 다양한 영역의 사회활동을 구상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의학적인 예방접종 이외에도 생태 방역, 행동 방역, 심리 방역, 사회적 처방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서 통해서 ‘COVID-19 Zero 건강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 그리고 대유행 기간 또는 이후 회복으로 가는 전환기에 각 도시는 COVID-19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COVID-19로 인해 공중 보건 모델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 각 도시에서 실시하는 긴급 조치들은 현재 또는 미래의 보건 응급 사태에 대비하여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토대가 되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과 노인에 대한 관심, 사회적 처방은 그들의 건강과 웰빙 개선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