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공간에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필요성  


초고령 사회, 외국인 증가 등 대한민국은 급진적인 인구학적 변화를 겪고 있다. 공공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영유아 동반 부모들의 외출을 위한 편한 공간을 조성해야 하며, 노인, 장애인, 어린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최근들어 다양성을 인정하고, 법적 규제의 상승 등으로 인해 공공공간들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단위공간 의 세세한 부분까지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공간개선 시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예를들어 서울시에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공간개선 사업’으로 노후된 주민센터들을 다수 리모델링 하였으나, 그 범위에 화장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서울은 좋은 공간들을 만들고 개선되고 있으나, 화장실과 같은 소규모 공간들은 제외되어 있었다. 

다양한 공간 중에서도 특히 화장실은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다. 때문에 화장실은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장실 사용 인심이 좋아서 외부에서 화장실을 가는 것이 자유로운 편이긴 하나, 오래된 건물이 많은 서울의 화장실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 않다. 

이에 서울특별시 디자인정책과(이하 ‘서울시’)와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이하 ‘센터’)는 소규모 단위의 공간 중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이 시급한 공간인 화장실을 첫번째 개선 대상으로 선정하여 사업을 진행하였고,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공간개선 사업’의 대상으로 본 사업에 착수하였다. 


화장실에 적용하는 유니버설디자인 요소


화장실에서 고려되야 하는 상황은 단순히 용변을 해결하는 것만은 아니다. 화장실에서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몰카 등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곳도 화장실이다. 때문에 화장실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안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청소 등 청결 관리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에 센터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적인 측면들을 고려하여 아래 5가지 원칙을 수립하고, 원칙별로 3가지 요소를 수립하여 유니버설디자인 화장실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개선 사업의 한계로 한 개의 화장실에 위 요소들을 모두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개선 계획 단계(설계 단계)에서 이를 고려한다면, 기존 심미성(노후된 것을 없애는)만 강조하는 개선사업에서 벗어나 모두가 사용하기 좋은 유니버설디자인 환경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적용사례를 통한 유니버설디자인 공중화장실 확산


출입구엔 남‧여, 다목적 화장실을 표시하는 큰 그림문자를 붙여 저시력자나 외국인도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짐을 들거나 아기를 동반한 이용자도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자동문으로 교체하고, 코로나19 감염과 위생을 고려해 발로 버튼을 눌러 여는 ‘풋 스위치’를 설치했다. 남자화장실에도 유아용 의자와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됐고, 기저귀교환대 밑에는 온열기를 설치해 기저귀를 교환하는 아이가 춥지 않도록 배려했다. 색약자나 인지력이 저하된 이용자들을 위해 위생기구(대변기, 소변기)는 눈에 잘 띄도록 명도 대비가 높은 마감재를 적용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기존 철제 손잡이는 미끄럽지 않고 따뜻한 느낌의 소재로 교체했다. 성별과 관계없이 영유아를 동반한 이용자라면 누구나 불편함이 없도록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다목적 화장실 모든 장소에 기저귀 교환대와 유아용 의자를 설치했다. 기존 장애인 화장실은 장애인, 고령자, 유아 동반 가족 등 다양한 여건의 사용자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화장실’로 개선, 활용도를 높였다. 



 

외국인 이용자가 많은 구로2동 주민센터는 한글을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안내표지를 설치하고, 영유아 동반 이용자가 많은 신정3동 주민센터는 영유아 편의시설을 보강하는 등 대상지별 특성을 고려한 시설 개선도 이뤄졌다. 
- 구로2동 주민센터 : 외국인 이용자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동주민센터 입구에서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그림 안내 표지를 설치했다.
- 신정3동 주민센터 : 기저귀를 갈 때 아이가 춥지 않도록 여자화장실에 방열기를 활용한 온열 기저귀교환대를 시범설치했다. 화장실 입구에 유아차 전용 보관장소도 별도로 설치했다. 

이 밖에도 불법촬영 범죄예방을 위해 대변기 칸막이벽을 위, 아래가 막힌 구조로 적용했다. 다목적 화장실에는 비상벨을 벽 하부, 기저귀 교환대 옆 등에 다중으로 설치해 넘어지거나 갑자기 쓰러졌을 때 등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어르신, 저시력자, 외국인도 알기 쉬운 안내표지, 유아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온열 기저귀교환대, 발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문 스위치


적용안내서 배포를 통한 공중화장실 개선 확대


위 사례를 토대로 다양한 곳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시민편의공간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안내서(공중화장실 편)’을 제작하였다. 공공이나 민간에서 공중화장실 설치 또는 개보수할 때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25개구 시 산하기관들 등에 배포하였다. 적용안내서에는 적용원칙과 지침, 주요 사례, 체크리스트 등을 담았으며,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방지를 위한 안심스크린 설치 등도 포함했다. 시는 동주민센터 화장실 등 공중화장실 개선 시 이 안내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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