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시의 유니버설디자인 시책
- 관리자
발표자: 오가사와라 이즈미 (요코하마시 도시교통국 계장)
일본 유니버설 디자인의 변천
요코하마시는 인구 377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면적은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1정도에 해당하며 18개의 행정자치구로 나뉘어져 있다. 150년 전 500명의 인구에서 시작되어 항구가 설치된 후 인구가 증가하였는데, 1960년 에서 1970년 사이 급격한 인구의 증가로 마을 조성에 있어 문제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요코하마시는 현재 상당한 고령화가 진행된 도시이다. 이는 일본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요코하마시의 인구 증가 추세는 2019년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고령자 인구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2030년 전체 인구수의 3분의 1이 고령자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고령화를 나타낸 지도를 보면 요코하마시의 주택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그 역사를 보는 것과 같다.
일본 유니버설 디자인의 시작은 50년 전 도쿄올림픽이 계기가 되었다. 1964년에 개최된 도교올림픽은 당시 외국인들과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픽토그램을 도입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65년에는 점자 블럭을 도입하여, 1967년에 실제로 설치하기 시작했고, 1969년에는 휠체어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의견도 제기되었다. 점자 블럭의 도입은 요코하마시의 서쪽에 있는 지방 도시부터 도입이 되었는데, 이는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의 배리어 프리 적용의 역사이기도 하다.
일본의 기존 점자 블록의 형태는 경고 블럭의 경우 한 변이 30cm 또는40cm인 정사각형 안에 네 줄의 선이 들어가고, 유도 블록의 경우 한 변이 30cm 또는40cm인 정사각형 안에 6*6으로 36개의 점의 형태가 들어간다. 이는 점의 개수가 많아 인식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1992년에 도시계획법이 개정되었고, 이 후 1994년에는 고령자및 신체장애인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정 건축물의 건설 촉진에 관한 법률인 ‘하트 빌딩법(Heart Builing Law)’이 제정되었다. 2000년에는 교통 배리어프리 법이 만들어져 역, 버스, 공항 등의 교통기관에 배리어 프리를 적용시키도록 하였고,. 2006년에는 ‘하트 빌딩법’의 개정이, 2016년에는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이 진행되었다.
요코하마시 유니버설 디자인의 변천
요코하마시는 신체적 장애 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와 같은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974년 시작된 ‘복지 풍토 만들기 운동’은 장애인 및 고령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 생활에서 시민들의 협력을 이끌었고, 1977년에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어 본격적인 복지 도시 환경 만들기를 추진하였으며, 건축물에 대한 정비를 촉진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환경에서 일상을 살아가도록 하였다.
-시설 사례 ; 요코하마 라포르(Rapport)
1992년 미국의 로널드 메이스(Ronald Mace)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요코하마 라포르(Rapport)’라는 장애인 스포츠 문화센터가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 고령자, 어린이 등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거나, 재활 운동을 할 수 있다. 시설 안에는 풀장, 농구장, 탁구 시설, 볼링장이 있으며 볼링장의 경우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때는 레인의 거터(Gutter) 없이 즐길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 시설은 신 요코하마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칸센이라는 열차가 들어서있다. 시설에서 역까지의 거리는 300m정도 되는데, 신 요코하마역에는 픽토그램과 함께 시설이 위치한 방향과 거리가 표시되어 있는 표지판과 지도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정보가 일본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의 4개국어로 표기되어 있어 누구나 목적지를 찾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배리어 프리 기본구상
요코하마시의 많은 역들은 복지타운 조성 조례를 참고하여 설계되고 있다. 복지타운 조성 조례dml 항목에는 ‘철도 역에는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고, ‘배리어 프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항목이 포함되어있다. 요코하마시에는 총 157개의 역이 있는데, 이 중 여건상 불가능한 지역 7개의 역을 제외하고 150개의 역에 배리어 프리가 적용되었다. 요코하마시는 나머지 역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배리어 프리를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 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 마을 만들기 조례
요코하마시의 복지마을 만들기 정책은 시청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닌, 지식인, 대학교수, 기업, 장애를 가진 사람 등 모든 사회구성원을 포함하여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1997년에는 배리어 프리, 유니버설 디자인을 추진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2002년부터는 역을 중심으로 500m이내에 있는 시설들을 확실하게 표현하여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통 수단들을 정비하여 환승 및 도로 사용에 불편함을 최소화 시켰고, 조례로 지정된 하트 빌딩법(Heart Building Law)은 국가 규정보다 엄격하게 배리어 프리 규정을 적용하였다. 2014년에는 복지 마을 만들기 조례를 개정하여 유니버설 디자인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만 건축물 허가를 부여하였고, 규제 이외에도 환경 설계 제도를 도입하여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건물에 한해 용적률을 완화해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요코하마시에서는 157개의 역에 커뮤니케이션 보드를 설치하여, 언어 소통이 어려운 경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법으로 소통을 유도하고, 점자로 된 안내 사인 외에도 길을 탐색할 수 있도록 촉감 지도를 제작하였다. 또한, 요코하마 18구에서 비치하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북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QR코드로 음성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건강을 위해 걷기를 장려하는 지도는 고령자와 신체 장애인도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경로 정보를 제공한다.
-시설 사례 ;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의 MARK IS
미나토미라이 지구의 육아 관련 민간 시설인 MARK IS는 어린이를 동반하기에 적합한 공간의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화장실 앞에는 휴게시설이 비치되어 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식당에는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여성을 위한 수유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수유를 하는 동안 나머지 자녀가 놀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이 외에도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시설,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놀이할 수 있는 벽면 디자인, 아이들에게 최적화 된 화장실을 갖추었다. 이 공간은 목재를 사용하고, 옥상정원을 조성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설계도 고려되었다.
요코하마시에서는 ‘파라트리엔날레’라는 장애인 작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2회째 맞는 이 행사는 작가들이 창작부터 전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요코하마시의 정책에는 고령화에 대비하는 정책과 동시에 육아를 해야 하는 젊은 세대와 어린이들이 살기 편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차세대 교외마을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도 시행하고 있다. 요코하마시의 네 개의 교외지역을 선정하여, 복잡한 철도 교통을 정비하는 프로젝트이다. 철도회사, 요코하마시 행정부, 거주자 등이 모여서 정비해 나갈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시민과 행정, 그리고 기업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연사를 초청하여 새로운 주거 형태와 지역을 위해 필요한 장치들, 세대의 융합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지혜를 구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보를 교류하고 사랑방같이 운영되는 이 모임은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모하며 지속되고 있다.
요코하마시는 계속해서 고령화가 되는 도시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미래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마을을 경영해보자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이제 막 행동하기 시작했다. 기업과 행정, 공무원들의 이러한 미래지향적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