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 레이 비(Yap Lay Bee)는 싱가포르 도시개발국장으로 싱가포르의 국가 토지 이용 계획 및 보존 당국인 도시 재개발청(URA)의 도시 디자인 책임자이다. 국가의 물리적 개발에서 전략적 계획, 도시 디자인 정책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부서를 이끌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도시 재생, 전략적 개발 및 기반 시설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구현하는 여러 URA 및 정부 간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 서울디자인국제포럼의 주제는 'Re-connect: Design as a Value Creator'입니다. 시정부가 디자인을 통해 도시와 시민의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이를 위해 도시의 디자인 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요?


전 세계의 여러 성공적인 도시는 한 가지 핵심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데, 바로 우수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강조함으로써 형성된 우수한 도시 환경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어 국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영예를 얻는데 있어 우리의 미래 경제, 주택, 사회 및 레크리에이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계획 방식과 더불어 개발이 도로와 대중교통에 의해 쉽게 접근될 수 있고, 도시가 보행자 친화적이며 도보 이동에 적합하도록 보장하는 토지 사용과 교통 계획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법 덕분이다. 장기적인 계획 방식 및 주변 지원 인프라 네트워크에 적시에 투자한 덕분에 싱가포르는 “잘 돌아가는 도시 (city that works)”라는 평판을 얻게 됐다. 즉, 우수한 건물이 주변 도시 풍경과 어우러지도록 설계되고, 사회적 및 지역 생활의 수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건물에는 다목적 또는 공유 공공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정부 이니셔티브만으로 달성된 것이 아니라, 분명하고 강력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공동체, 전문가, 개발자 및 기타 업계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달성된 것이다.


지금까지 싱가포르의 가장 야심 찬 도시 혁신 프로젝트인 마리나 베이 (Marina Bay)는 좋은 예시이다. 이 지역의 토지 매립 공사는 1970년대에 도시를 우회하기 위한 새로운 고속도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후 도시 계획자들은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주요 사업 및 금융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존 도심의 미래 확장을 허용하는 추가적인 매립 공사를 수행할 기회를 포착했다. 독특하고 역동적이며 즐거운 공공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마리나 베이의 계획과 도시 설계에 많은 중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마리나 베이와 동의어가 된 선명한 스카이라인은 신중한 검토를 통해 형성됐고, 수변을 따라 저층 건물이 자리하고, 뒤쪽으로는 높은 건물이 솟아 있어 구성이 조화롭다. 이는 수변 산책로를 따라 더 친밀한 환경을 조성하고, 더 뒤에 위치한 건물에서 베이를 바라보는 전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변 산책로뿐만 아니라 주요 거리는 공용 공간에 종일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상점, 식음료 시설과 같은 활동을 창출하는 상점이 늘어서도록 계획됐다. 또한, 즐겁고 흥미로운 요소를 만들고 공용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공공 예술이 배치됐다. 지역의 물리적인 변화를 넘어, 도시의 장소 관리에 관한 노력은 흥미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이벤트와 활동을 마련해 그 지역의 특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내셔널 데이 퍼레이드(National Day Parade), 마리나 베이 싱가포르 카운트다운(Marina Bay Singapore Countdown) 그리고 연례 마리나 베이 불빛 축제인 아이 라이트 (Marina Bay light art festival – i Light)와 같은 대규모 행사들이 베이에서 열려며, 베이는 국민들이 한데 모여 축하하는 장소가 됐다. 


도시개발청(URA)도 좋은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건축 및 도시 설계 그룹에는 싱가포르의 건축 및 도시 설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계획, 건축, 도시 설계에 대한 국가의 강점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조직이 있다. 예를 들어, URA-REDAS SPARK 챌린지를 통해 공공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설계 시제품과 참여를 만들 수 있도록 매년 대중 및 디자이너와 협력하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세계 엑스포와 같은 전시 행사에서 싱가포르 전시관을 운영함으로써 전세계 관객에게 싱가포르의 건축과 설계 성과를 선보인다. 



시정부나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한 사례로 중요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활기찬 거리와 공공 공간으로 걷기 좋은 싱가포르를 만드는 것은, 보다 살기 좋고 사람 친화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계획의 핵심 고려 사항이다. 이를 위해 도시개발청(URA)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사회가 공공 장소와 거리를 더욱 잘 활용하고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는 하나 또는 두 개의 활동이나 프로젝트와 같이 소규모로 시작해 실현 가능성을 평가해보고, 다른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를 모색한 후에 장기 또는 그 이상의 정기 이니셔티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최근, 도심부의 공공 공간과 도로에 활기를 불어넣는 지역사회 주도의 노력을 더 잘 지원하고자 주택 개발 위원회(Housing Development Board, HBD)와 함께 공동으로 라이블리 플레이스 프로그램(Lively Places Program)을 런칭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그램에 신청해 자신의 설치 작업물과 아이디어를 펼쳐볼 수 있다. 도시의 거리와 공공 공간을 형성하는데 지역사회가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하면 이들이 일하고 사는 지역에 대한 소유 의식, 정체성, 그리고 감정적인 연결성이 견고해진다. 도입 후, Lively Places Program는 싱가포르 전역에서 공공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 200개 이상의 '그라운드업'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과 훈련을 지원했다. 지역사회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6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 시간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자인은 어떻게 사회 혁신이나 공공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건강과 웰빙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이는 토지 이용 계획에서 녹지 및 개방 공간 제공을 우선시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시의 40% 이상이 녹지로 뒤덮인 지금, '자연 속의 도시'가 되려는 싱가포르의 비전은 현실이 되고 있다.

'자연 속의 도시' 비전은 도시 경관에 자연을 접목 시키고, 그것을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통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싱가포르의 광범위한 공원 및 공원 연결망은 운동과 휴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녹지 제공을 우선시하며, 사람들이 살고, 일하고, 노는 곳 가까이에 더 많은 공원과 열린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건물이 들어설 때 녹지를 마련하기 위한 방식으로 개발을 활용하는 싱가포르의 도시 공간 및 고층건물을 위한 조경(LUSH) 프로그램이 보완한다. 자연이 감싸고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푸릇푸릇한 공원과 정원으로 설계되고, 자연에 기반을 둔 디자인과 식재로 가꿔진 도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밀집된 도심 속에서도, 싱가포르의 도시 경관은 하늘로 솟은 녹색의 형태로 자연과 뒤섞여 있다.

시각적 안도감과 휴식 및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녹지는 건물과 미기후에 냉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녹지는 그늘을 제공하고 실외 환경을 시원하게 할 뿐만 아니라, 건물이 흡수하는 태양열을 감소시켜 실내 환경을 시원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건물의 에너지 수요를 줄인다.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싱가포르는 도시 열섬 효과의 영향에 맞서 싸우고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연구 기관 및 산업 파트너와 함께 스마트 기술 및 시뮬레이션 도구를 사용해 충분한 녹색 공간과 그늘이 있고, 바람 순환을 강화한 친환경 건물을 설계하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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